26일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겸 글로벌전략가는 디지털 자산 거래소 운영사 디지털X 인수 직후 첫 상견례에서 구체적인 비전을 공개했다. 그룹의 1500조원에 달하는 고객자산을 기반으로 디지털 자산 부문을 150조원 규모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 흑자 달성과 3000억원 규모의 추가 증자를 통해 본격적인 체력 비축에 나선다.

현황: 150조 디지털자산 시대를 향한 선제적 움직임

박 회장이 제시한 목표는 단순한 사업 확장을 넘어선다. 현재 500억원을 증자한 데 이어 내년 상반기 중 전략적투자자를 상대로 2000억~30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증자를 계획 중이며, 이때 단가는 현 수준보다 높게 책정할 방침이다.

더욱 주목할 점은 기존 주주 중심의 증자 관행을 깨는 시도라는 점이다. 박 회장은 "디지털X를 거래하는 고객들에게 증자에 참여할 권한을 과감하게 줘볼까 한다"고 밝혔다. 이는 자본시장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구조로, 기업가치 상승에 따른 이익을 주주뿐 아니라 거래 고객과도 공유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다.

배경: 한국 자본시장의 구조적 불균형

박 회장은 이러한 전략 수립의 배경으로 한국 자본시장의 현주소를 진단했다. 국내 시가총액이 5500조원으로 세계 5위 규모인데도 구조적 왜곡이 심하다는 분석이다.

구체적으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2100조원 중 상당 부분을 외국인이 보유한 반면, 국민연금은 자산 1800조원 중 두 회사 지분이 250조원에 불과한 상황을 지적했다. 이를 일본 연기금과 일본은행이 각각 700조원 안팎의 자국 주식을 보유한 것과 대비하며, 국내 기관투자가의 자국 자산 편성 비중이 현저히 낮다는 점을 강조했다.

전략: 4개 축 디지털화와 자본 축적

박 회장은 증자 자금을 인수·합병(M&A)에 쓰지 않고, 디지털X에서 이익이 나도 배당하지 않을 방침을 명확히 했다. "자본 축적 없이 몸집만 부풀리는 게 제일 위험하다"는 진단은 과거 배당에 중심을 둔 기업들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글로벌 경쟁 기업을 만들 수 없었을 것이라는 역사적 사례와 함께 제시되었다.

구체적인 사업 추진 방향은 다음과 같다.

  • 크립토와 스테이블코인 - 암호화폐의 기본 축
  • 실물연계자산(RWA, Real World Asset) - 현실의 자산을 블록체인상에서 거래
  • 토큰증권(STO, Security Token Offering) - 증권을 토큰화
  • 실물자산 디지털화 - 금·은·전기 등의 토큰화 추진

박 회장은 "글로벌 중앙은행이 미국 국채보다 금을 더 사는데 금으로 코인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라며 실물자산 디지털화의 글로벌 흐름을 언급했다.

기술 기반: AI 에브리웨어와 에이전틱 WM

공개된 '미래에셋 3.0' 영상은 기술 기반의 혁신을 보여준다. 상품 설계부터 리스크 관리까지 인공지능을 상시 가동하며, 고객마다 배정되는 에이전트가 스스로 판단·실행하는 'AI 에브리웨어'와 'AI 에이전틱 WM' 체계를 제시했다. 이는 단순 자산 관리를 넘어 맞춤형 자동화 운영을 의도한 구조다.

전망과 시사점

박현주의 150조 디지털자산 목표는 선언에 그치지 않는다. 디지털X의 내년 흑자 달성, 단계적 증자, 4개 축 사업 추진, AI 기반 시스템 구축 등 실행 계획이 함께 제시된 만큼 중장기 추진 과제로 볼 수 있다.

한국 자본시장의 외국인 편중 현상을 개선하고, 기관투자가의 국내 자산 편성을 확대한다는 거시적 목표와 맞닿아 있다. 디지털자산 150조 시대가 현실화될 경우, 국내 개인투자자의 자산 형성 수단이 한 단계 다양화될 가능성도 열린다.

결론

박현주 회장의 150조 디지털자산 구상은 한국 자본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이끌려는 거시 전략의 일환이다. 실물자산부터 디지털자산까지 자산의 범위를 확장하고, AI 기반 운영으로 효율성을 높이며, 고객 참여 기회 확대를 통해 성장의 과실을 공유한다는 삼각형 구조의 전략이다.

향후 주목할 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 내년 상반기 증자 공시와 참여 조건 - 고객 참여 메커니즘의 구체적 설계 공개 시점
  • 디지털X 실적 추이 - 흑자 달성 가능성을 가늠할 분기별 사업 진행 상황
  • 규제 환경 변화 - 암호화폐와 토큰증권 관련 국내·국제 규제 동향의 영향

#박현주 #미래에셋 #디지털자산 #디지털자산150조 #자산디지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