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미래에셋그룹이 발표한 '미래에셋 3.0' 비전은 단순한 사업 확대가 아니다. 고객자산 1500조원을 기반으로 디지털자산 부문을 150조원 규모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는, 금융권이 전통자산과 디지털자산의 경계를 허물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현황: 금융권의 디지털화 본격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GSO(글로벌전략가)는 이날 행사에서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을 갖고 새로운 변화를 앞서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단순한 경영 철학이 아니라, 암호자산과 블록체인 기술이 금융시스템으로 편입되는 현실을 정확히 읽은 것이다.

미래에셋그룹은 디지털엑스를 중심으로 네 가지 축을 구성했다:

  • 크립토(Crypto): 암호자산 거래 및 유통
  • 스테이블코인: 가치 안정성을 갖춘 디지털 화폐
  • RWA(실물연계자산): 금·은·전기 등 실물 자산의 토큰화
  • STO(토큰증권): 주식·채권 등 증권의 블록체인 기반 발행

1500조원 고객자산의 10%를 디지털 부문으로 전환한다는 의미다. 기존 금융권이 규제와 기술 격차를 이유로 진입을 꺼려온 영역에 공식 진출을 선언한 것이다.

전략의 핵심: 규제 준수와 주도적 투자

미래에셋은 "자금세탁방지(AML), 고객확인제도(KYC), 정보보호,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 등 모든 영역에서 관련 법규와 글로벌 스탠다드를 철저히 준수"할 방침을 명시했다. 이는 과거 암호자산이 규제 회피 영역으로 인식되어 온 것과는 완전히 다른 접근이다.

주목할 점은 자기자본투자(Principal Investment)를 병행한다는 전략이다. 단순히 거래 수수료로 수익을 얻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자산 생태계 자체에 투자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의미다. 블록체인 기반의 '온체인 파이낸스(On-chain Finance)' 생태계 발전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의도와 맞닿아 있다.

2027년 흑자라는 신호

박 GSO는 "2027년 흑자를 달성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초기 투자 단계에서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3년 내 수익성을 추구하겠다는 결의다. 이는 세 가지를 시사한다:

  • 빠른 시장 선점: 규제 정착 전 고객 기반 확보의 선제적 투자
  • 글로벌 경쟁 진입: RWA·STO 같은 새로운 자산 클래스에서 국제 플레이어와의 경쟁
  • 수익 다각화: 전통자산 수수료 외에 디지털 거래·토큰화 서비스·생태계 투자 수익 창출

미래에셋은 "전통자산과 디지털자산을 융합하는 글로벌 통합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한다. 고객이 한 플랫폼에서 주식·채권·선물·암호자산·토큰화된 실물자산을 통합 관리하는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의미다.

남은 과제와 기회

규제 준수라는 무거운 짐을 지고도 150조원 목표를 제시한 것은 미래에셋이 블록체인 금융의 장기 성장성을 확신한다는 신호다. 동시에 초기 투자 비용과 규제 불확실성의 리스크를 감수하겠다는 결단이기도 하다.

암호자산 시장의 변동성, 국내 규제 정책 변화, 글로벌 경쟁 심화는 여전한 리스크다. 하지만 미래에셋의 1500조원 고객자산 규모와 금융권의 신뢰도는 이러한 위험을 상당 부분 완화할 수 있다.

결론

미래에셋의 '미래에셋 3.0'은 한국 금융권이 디지털자산 시대에 본격 진출하겠다는 신호다. 150조원 목표, 2027년 흑자 달성, 온체인 파이낸스 생태계 구축은 단계적 로드맵이다.

투자자와 업계 종사자들에게 필요한 다음 단계:

  • 규제 정책 모니터링: 암호자산 거래·발행 관련 국내 정책 변화 추적
  • 플랫폼 생태계 확인: 미래에셋 디지털엑스의 서비스 출시 일정과 상품군 확대 계획 주시
  • 경쟁사 전략 비교: 다른 금융사의 디지털자산 사업 진출 현황 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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