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수요 폭발, 엔비디아 내년 70% 성장 전망
엔비디아가 발표한 내년 매출 성장률 전망이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컨센서스 예상치인 45% 성장을 크게 웃도는 70% 성장을 기치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그 배경에는 AI 인프라에 대한 수요의 폭발이 있다.
기존에는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하이퍼스케일러가 엔비디아 GPU의 주요 수요처로 여겨졌다. 그런데 최근 들어 시장의 판도가 바뀌었다. 아마존만 해도 AWS 수요 증가를 배경으로 엔비디아 GPU 200만 개를 추가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자사 가속기인 트레이니움·인퍼런시아도 이미 성능이 좋음에도 불구하고 부족해서인 만큼, AI 인프라에 대한 수요가 얼마나 폭발적인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더불어 네오클라우드와 같은 신흥 AI 기업들이 GPU를 대량 구매하고 있다. 하이퍼스케일러뿐 아니라 AI 산업을 영위하려는 기업들의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엔비디아의 성장 전망이 월가 예상을 한참 뛰어넘은 것이다.
국내 업체에도 긍정적인 신호다. 엔비디아 GPU의 필수 부품인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수요가 증가할 것은 필연적이기 때문이다.
국내 반도체주가 내린 이유: 수급 재정렬
역설적이게도 엔비디아의 급등(약 9% 상승)은 국내 반도체주를 끌어내렸다. 미국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날과 비슷하거나 약세를 나타냈다.
그 이유는 월가의 포지션 재정렬에 있다. 미국 투자자들이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를 예측하지 못했고, 다수가 공매도(숏)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엔비디아가 예상 이상으로 급등하자 이들은 숏을 커버하기 위해 긴 포지션(롱)을 빠르게 매수하는 한편, 메모리 반도체 종목에서는 숏을 잡을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 이는 센티멘트의 문제가 아니라 수급의 문제로, 개별 기업의 실적과 무관하게 포트폴리오 재조정 과정에서 발생한 현상이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시장에 무게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시장에는 인상보다 동결 가능성을 점쳤던 전문가들도 있었지만, 신현송 총재의 판단은 명확했다. 인상폭은 0.25%포인트로, 기준금리는 3.25%에서 3.5%로 올랐다.
더 주목할 점은 금통위원 중 동결 의견을 낸 위원들조차 "매파적 동결"이라는 뉘앙스를 풀어냈다는 것이다. 이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암시하는 신호로, 올해 안에 한 차례 더 인상할 수 있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기준금리는 3.5~3.75% 수준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
국내 금리가 오르면 신용 이자가 연동되고, 개인 자금 유입이 예치금 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커진다. 현재 예탁금이 100조 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이러한 자금 이동의 신호일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반도체 관세, 불안 요소
트럼프 행정부가 반도체에 대한 새로운 관세 부과를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나왔다. 노트북, 게임 콘솔, 데이터센터, 서버 등 반도체가 포함된 제품으로도 관세 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 조치의 배경에는 재정 적자 문제가 있다. 지난 아이파 관세 무효화로 인한 관세 수입 감소와 환급을 보충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다만 구체적 시행까지는 시간이 걸리고, 트럼프의 정책 변화 가능성도 있어 당장 실현 가능성은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시행된다면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크게 증가할 것은 분명하다. 현재 AI 인프라 수요로 인한 반도체 가격 상승을 감수하는 상황에서 관세까지 더해지면 인플레이션 우려도 커질 수 있다.
신용 장고 증가, 개인과 자사주가 받치다
코스피가 1.79% 하락으로 마감한 가운데, 흥미로운 수급 신호가 포착됐다. 상승 종목이 640개로 하락 종목 238개보다 훨씬 많았다는 점이다. 즉 지수는 내렸지만 시장 전체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는 의미다.
코스피의 신용 장고가 최근 크게 증가했다. 8월 들어 신용 거래 잔고가 28조 9,350억 원에서 33조 원으로 4조 원 이상 증가했고, 이는 전월 대비 14% 상승에 해당한다. 더욱 주목할 점은 이 증가분의 약 40%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돼 있다는 것이다.
자사주 매입이 이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주환원 발표와 함께 자사주 매입을 시작했고, "매입하는 동안은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개인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실제로 기타 법인(자사주 포함)이 최근 하루 1조 원대 이상을 지속적으로 매수하고 있다.
반면 외국인은 8월 들어 약 10조 원을 매도했고, 기관도 6조 3,000억 원을 팔았다. 개인 투자자 5조 6,000억 원의 매수가 이를 상쇄하는 구조다.
결론
엔비디아의 70% 성장 전망은 AI 시대의 인프라 수요가 얼마나 거대한지를 보여주는 신호다. 하지만 국내 반도체주의 약세는 수급 재정렬의 자연스러운 결과일 수 있다. 앞으로 주목할 지표는 다음과 같다:
- 신용 장고 추이: 33조 원에 도달한 신용 거래 잔고가 어느 수준까지 갈지가 코스피 지탱의 건강성을 좌우할 것이다.
- 기준금리의 다음 움직임: 한국은행이 올해 안에 추가 인상을 단행한다면 신용 자금 이동과 개인 자금 유출이 가속할 수 있다.
- 외국인 수급의 전환점: 현재 매도세가 이어지는 외국인이 언제 매수로 돌아서는지가 코스피 반등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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