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장에서 사라진 '최고의 제품'
애플과 삼성전자가 동시에 내놓은 두 제품이 시장에서 퇴출 수순을 밟고 있다. 아이폰 에어는 애플이 예상한 판매량의 약 3분의 1 수준(약 33%)에 그쳤고, 갤럭시S25 엣지는 이미 단종됐다. 두 회사 모두 이들 제품을 '최고의 혁신'이라 자신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매장에서도 이들 제품을 찾기 어려워졌다. 애플은 9월 10일(한국시간) 예정된 신제품 라인업에서 아이폰 에어 2세대를 애초부터 제외했으며, 삼성은 갤럭시S25 엣지를 이미 단종한 상태다. 판매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두 회사가 택한 수단은 '깎는 것'이었다.
갤럭시S25 엣지의 가격 폭락이 가장 극적이다. 출고가 149만6000원이던 제품이 최종 실구매가 50만원대까지 내려갔다. 통신사 번들 요금제와 기기변경 보조금을 합쳐 약 100만원대 할인이 이루어진 것이다. 아이폰 에어도 유사한 궤적을 따랐다. 애플은 생산량을 절반 이상 줄인 뒤 이례적으로 30% 할인 판매에 나섰고, 미국 내 아이폰 구매자 중 단 6%만이 에어 모델을 선택했다.
혁신이 실패한 진짜 원인
두 제품의 공통점은 '얇음'이었다. 아이폰 에어는 5.6mm, 갤럭시S25 엣지는 5.8mm의 두께를 앞세워 휴대성을 강조했다. 무게도 각각 165g, 163g으로 극도로 가벼웠다. 디자인 혁신과 휴대성이 유일한 장점이었다.
문제는 대가였다. 이들 제품은 가격이 일반 모델보다 훨씬 비싼데도 성능은 축소됐다. 갤럭시S25 엣지는 일반 모델(115만5000원)보다 34만1000원 비싸면서 단일 카메라와 축소된 배터리 용량으로 스펙이 기대에 못 미쳤다. 아이폰 에어도 일반 모델(약 129만원)보다 30만원 이상 비싼 159만원 가격대에 배터리와 카메라 성능이 낮았다.
소비자 입장에서 이는 명백히 불리한 거래였다. 가격은 올랐지만 성능은 내렸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시장은 빠르게 반응했다. 초슬림폰에 열광할 것이라는 기대는 깨졌고, 기술 선진국의 소비자들까지 가성비를 우선시하는 추세가 강해졌다는 신호를 보냈다.
업계 변화와 앞으로의 전망
이번 사건은 스마트폰 산업의 혁신 방향이 전환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얇음이라는 물리적 혁신만으로는 시장을 움직일 수 없다는 교훈이 남겨졌다.
주목할 점은 두 회사의 다음 움직임이다. 애플은 초슬림폰 대신 폴더블 아이폰으로 방향을 틀었다. 애플의 첫 폴더블 아이폰은 삼성의 갤럭시Z폴드8처럼 여권 크기로 설계될 것으로 전해졌으며, 9월 10일 신제품 발표회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삼성 역시 갤럭시S25 엣지 단종으로 초슬림폰 시장 주도권을 포기하고, 자신의 기존 강점인 폴더블 기술 고도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단순한 모델 교체가 아니다. 디자인 혁신도 결국 사용성과 가치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시장의 판정이다. 프리미엄 가격을 정당화하려면 성능 축소가 아닌 성능 강화가 따라가야 한다는 원칙이 다시 확인된 것이다.
앞으로 스마트폰 업계는 폴더블과 같은 형태 혁신으로의 대전환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 얇음보다는 기능성과 성능의 균형이 프리미엄 모델의 기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론
150만원짜리 제품이 50만원까지 떨어진 배경에는 기술 트렌드의 변화와 소비자 심리의 변화가 함께 작용했다. 혁신은 반드시 사용성과 가치를 동반해야 하며, 디자인만으로는 프리미엄 가격을 유지할 수 없다는 교훈이다. 앞으로 스마트폰 기업들은 형태 혁신과 성능 혁신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생존의 조건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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