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단계를 거쳐 이제는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순간마다 화면 자체를 실시간으로 만들어내는 수준으로 진화하고 있다.
런웨이는 31일(현지시간) 사용자의 클릭과 드래그, 입력에 즉각 반응하여 소프트웨어와 웹사이트의 인터페이스를 프레임 단위로 생성하는 새로운 AI 모델 '솔라리스(Solaris)'를 선보였다.
이전처럼 미리 작성된 고정 코드와 정해진 화면을 제공하는 기존 개발 방식을 벗어나, 운영체제(OS)와 애플리케이션의 기본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려는 시도다.
런웨이가 새롭게 제시한 '인터페이스 월드 모델(Interface World Models)' 계열의 첫 번째 모델이다. 종래의 애플리케이션은 디자인을 코드라는 중간 표현으로 번역한 후 미리 정의된 화면과 상호작용을 제공해왔다. 이 과정에서 시각적 세부사항이 손실되거나 개발자가 예상하지 못한 사용자의 행동을 구현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
솔라리스는 이 중간 단계를 건너뛰고 인터페이스를 직접 생성한다. 사용자가 화면을 클릭하거나 드래그할 때마다 이를 다음 프레임을 구성하기 위한 입력 값으로 받아들여 즉시 화면을 만들어낸다.
이를 통해 고정된 페이지를 오가는 방식에서 벗어나 하나의 장면 내에서 물체를 직접 만지고 조작할 수 있다. 가상 의류점에서라면 상품 페이지를 따로 열지 않고도 옷을 직접 집어 자신의 모습에 입혀보거나, 전시된 상품들을 자기 마음대로 배열할 수 있다는 뜻이다. "테이블을 옮겨 달라" "소파 색상을 바꿔 달라" 같은 일상적인 말만으로도 장면 전체가 변화한다.
기술 구현 측면에서는 런웨이의 영상 생성 모델 '젠-4.5(Gen-4.5)'를 바탕으로 범용 월드 모델 'GWM-1'의 기술을 발전시켰다. 특히 대형언어모델(LLM)과 월드 모델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했다. LLM은 사용자의 의도가 무엇인지 이해하고 장면을 어떻게 바꿀지 판단하는 한편, 솔라리스는 그 판단을 실제 눈에 보이는 화면으로 표현한다. 클릭이나 드래그의 의미를 일일이 프로그래밍하지 않고, 자연어와 시각적 맥락을 통해 스스로 학습하도록 설계한 것이다.
실시간으로 화면을 생성하기 위해 기존의 영상 제작 방식도 개선했다. 영상 전체를 한 번에 만드는 대신, 이미 만들어진 화면을 기반으로 다음 화면을 순차적으로 생성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또한 화면 생성에 필요한 여러 단계를 줄여 속도를 높였고, 자체 생성물을 다시 학습하는 방식으로 장시간 연속된 화면에서도 내용과 형태의 일관성을 유지하도록 했다. 이 같은 방식으로 사용자의 입력에 0.5초 안에 반응하면서도 720p 화질을 지켜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성능 측정을 위한 비교 평가에서도 차이가 명확히 드러났다. 런웨이는 최고 수준의 모델 '클로드 오퍼스 5'와 동일한 이미지를 보여주고 같은 상호작용을 요청한 후 결과를 비교했다.
30가지 사례에 250명이 참여하여 총 7500건의 쌍대 비교(Pairwise Comparison)를 진행했다. 지시에 따르는 능력을 평가한 결과 솔라리스가 61%의 선택을 받았고, 기존 코드 기반 방식은 24%에 그쳤으며, 13%는 두 방식이 비슷하다고 판단했다. 장면 내에서의 자연스러운 행동에 관한 평가에서도 솔라리스가 71%로 앞섰고 코드 기반 웹사이트는 21%, 동등평가는 6%였다.
특히 솔라리스는 주변 환경의 움직임, 클릭과 드래그 조작, 화면 전환에서 두드러진 강점을 보였다. 이는 종래의 코드 기반 UI가 사용자의 행동을 미리 정의한 이벤트로 처리하는 것과 달리, 월드 모델이 물체와 공간, 재질 간의 관계를 이해한 상태에서 다음 장면을 만들기 때문이다.
런웨이는 이 기술이 온라인 쇼핑몰, 교육용 튜토리얼, AI 에이전트 학습, 극도로 개인화된 인터페이스 등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AI 에이전트도 정해진 틀에 맞춰 배우는 것이 아니라 매번 새로워지는 인터페이스 속에서 행동을 학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만약 운영체제가 사용자의 목표에 맞춰 필요한 화면을 그때그때 만들어낼 수 있다면, 쇼핑·뉴스·예약 등 용도마다 다른 앱을 찾아 실행하는 지금의 방식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다만 생성 인터페이스 기술이 실제로 상용화되려면 여러 난제를 풀어야 한다. 실시간 환경에서 읽기 쉽고 안정적인 텍스트를 만드는 문제, 오랫동안 이용해도 화면이 흔들리지 않는 일관성, 잘못된 정보를 내보내지 않도록 하는 신뢰도와 근거 제시, 스크린리더 같은 접근성 기술과 현재 소프트웨어 생태계와의 호환성 등이 대표적이다.
런웨이는 솔라리스를 새로운 운영 계층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고정된 앱과 미리 짜인 화면을 불러오는 현재의 소프트웨어 구조에서 탈피하여, 사용자의 목적에 따라 인터페이스가 그때마다 생성되는 환경으로 옮겨가겠다는 것이다.
이미지와 영상 생성 AI가 콘텐츠 만드는 방식을 바꾼 것처럼, 인터페이스 월드 모델도 소프트웨어를 '미리 만들어두는' 방식에서 '사용할 때 만드는' 방식으로 바꾸는 새로운 소프트웨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것이라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