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상권이 상품화되는 중국 엔터테인먼트
지난달 중국의 유명 배우 치웨이는 자신의 AI 디지털 분신 '한칭샤'를 소개하며 초상권 개방을 선언했다. 같은 시기 왕조현은 게임 '천하'의 광고 영상에 전성기 시절 모습으로 출연했고, 오계화는 초상권을 활용한 AI 영화 제작을 허가해 자신의 20대 모습으로 영화를 제작할 예정이다.
이는 단순한 광고 활동이 아니다. 중국 시사주간지 남풍창은 현 상황을 "AI 기술 발전으로 얼굴이 일종의 디지털 자산으로 바뀌면서 일반인도 자신의 초상권을 현금화할 수 있는 시대"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한 은행 직원이 3일 동안 자신의 얼굴을 팔아 7회 만에 약 51만원(2500위안)의 수익을 올린 사례가 화제가 되었다.
배우들의 선제 대응 전략
배우들이 왜 스스로 초상권을 개방하는가. 전문가들은 이를 "AI가 영상 산업을 삼키는 흐름에서 나온 선제 대응 전략"으로 평가한다. 즉, AI 기술이 이미 통제 불가능한 수준에 도달한 상황에서 자발적으로 초상권을 개방함으로써 이익을 선점하려는 경영 판단이다.
제작사들도 AI 기술 활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부 제작사는 SNS를 통해 'AI 실사 배우'를 모집하고 있으며, 일반인과 배우 지망생들의 얼굴을 유료로 사들여 작품에 활용하고 있다. 이는 AI가 만든 인물들의 외모에 차별성을 주기 위한 전략으로, 특정 유명 배우를 떠올리지 않으면서도 유사한 인상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그림자: 일자리 감소와 초상권 침해의 확산
그러나 이 같은 변화가 가져올 부작용은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먼저 배우뿐 아니라 제작 스태프, 촬영 스태프, 엑스트라 등 영상 산업 종사자들의 일자리가 위협받고 있다는 점이다. AI로 모든 배우 역할을 해낼 수 있다면 인력 수요가 대폭 줄어들 수밖에 없다.
초상권 침해도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AI 생성 기술의 발달로 동의 없이도 개인의 얼굴과 목소리를 도용할 수 있게 되면서 불법 암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AI 연출가 스터우 씨는 "특정 인물을 참고하지 않아도 AI 생성 특성상 인기 배우를 닮은 듯한 인상이 남아 프롬프트를 계속 변경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시청자들은 AI 콘텐츠의 비슷비슷한 표정, 어색한 움직임, 식상한 전개에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기술적 한계로 인한 콘텐츠 품질 저하는 시장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요소다.
결론: 규제와 혁신의 경계에서
중국의 AI 초상권 시장은 기술 자유도와 창작자·피사체 권리가 충돌하는 지점이다. 일자리 감소 우려와 초상권 침해 문제가 심화하는 만큼 명확한 법적 기준과 산업 가이드라인의 마련이 시급하다.
동시에 AI 기술의 투명성 강화와 콘텐츠 표시 제도(AI 생성 여부 명시)의 도입이 필요한 시점이다. 배우와 스태프도 변화하는 산업 구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AI와의 협력 방식을 새로이 모색해야 한다.
실행 과제
- 관계자: 초상권 계약 시 AI 활용 범위를 명확히 규정하는 방안 검토
- 업계: AI 생성 콘텐츠의 투명한 표시 기준 논의 추진
- 정책당국: 초상권 침해에 대한 법적 처벌 규정 강화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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