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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권의 주인이 바뀌는 성수동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거리 풍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8월 말 현재 연무장로 일대는 일본어·중국어·영어가 동시에 들린다. 외국인 관광객이 화장품과 패션 브랜드 매장을 오가고, 곳곳에서는 새 팝업스토어 공사가 진행 중이다. 수십 년 동안 자동차공업소로 쓰였던 낡은 건물도 대기업 팝업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하지만 이 활기 뒤에는 조용한 이탈이 있다. 2022년부터 연무장로에서 인기를 끌었던 한 브런치 카페가 최근 문을 닫았다.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한 자영업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북성수로 옮겨가면서 성수 상권의 판도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

통계에 드러난 업종 간 명암

서울시 상권분석 자료에 따르면 성수동카페거리 전체 점포는 2021년 2분기 462곳에서 올해 613곳으로 5년 새 33% 증가했다. 그러나 업종별로는 극명한 대조가 나타난다.

  • 외식업: 181곳(2021년) → 228곳(2026년), 26% 증가. 그러나 2024년 정점 241곳 이후 2년 연속 감소
  • 소매업: 245곳(2021년) → 297곳(2026년), 21% 증가. 지속적 성장세 유지

가장 주목할 점은 외식업의 반전이다. 2024년을 기점으로 자영업자들이 이탈하기 시작했고, 소매업이 그 공간을 채우는 형태로 재편되고 있다.

젠트리피케이션의 새로운 메커니즘

과거 성수 젠트리피케이션은 대형 프랜차이즈가 골목에 진입하면서 기존 상인을 밀어내는 방식이었다. 성수역 일대 프랜차이즈 점포는 2021년 118곳에서 올해 114곳으로 감소했고, 성수초등학교 일대도 54곳에서 48곳으로 줄어들었다.

현재 작동하는 메커니즘은 전혀 다르다. 팝업스토어·플래그십 매장·브랜드 직영점이 높은 마케팅 비용을 앞세워 단기 대관하면서 공간의 임대료 자체를 급상승시킨다. 대기업의 단기 브랜딩 수요가 상가 가격을 결정하는 구조로 진화한 것이다. 이는 소상공인들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임대료 부담으로 직결된다.

방문객 구성의 급속한 전환

성수동을 찾는 사람들의 프로필도 급변하고 있다. 성수동 4개 행정동의 6월 일평균 생활인구를 분석한 결과 내국인은 2023년 225만9123명에서 올해 221만 명대로 감소한 반면, 외국인 방문객은 두 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목적지 소비의 확산으로 일시적 방문객이 중심이 되면서 지역 밀착형 자영업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는 구조다. 상권의 기능 자체가 원주민 생활 공간에서 관광지로 재편되고 있다.

북성수로의 확산과 임대료 파급

자영업자들이 북성수로 이동하면서 그 일대의 임대료도 함께 상승하고 있다. 성수의 젠트리피케이션이 인근 지역으로 연쇄적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낮은 임대료를 찾아 이동한 상인들이 또 다시 임대료 상승 압력에 직면하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결론

성수동의 변화는 단순한 상권 쇠퇴를 넘어 소비 패턴과 도시 경제 구조의 근본적 변화를 반영한다. 팝업과 브랜딩 수요가 공간 가격을 주도하는 새로운 젠트리피케이션 구조에서 소상공인들은 계속 낮은 임대료를 찾아 이동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에 빠져 있다.

  • 지역 임대료 안정화 방안 검토: 구청 차원의 소상공인 지원책과 임대료 상한 논의 필요
  • 인접 상권 동향 모니터링: 북성수·남성수 등에서 동일한 젠트리피케이션 패턴 반복 여부 추적
  • 목적지 소비와 생활 상권의 공존 모델: 관광 수요와 원주민 생활이 양립하는 구조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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