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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히말라야의 '천재지변'은 정말 천재지변인가

지난 26일 네팔 북부 히말라야 지역에서 대규모 재난이 발생했다. 빙하와 암반이 한꺼번에 무너지며 얼음·바위·흙이 거대한 급류가 되어 하류를 덮쳤다. 알려진 사망자만 1200명을 넘었고, 실종자는 여전히 수천 명 상태다. 주택 2만채가 무너졌고, 도로·교량·수력발전 시설까지 속수무책으로 휩쓸렸다.

문제는 복구 비용이다. 네팔 정부가 예상하는 재건 비용은 최소 40억~50억 달러다. 한화로 약 5~7조원으로, 네팔의 국내총생산(GDP) 약 10%에 해당한다. 1년간 생산하는 부가가치의 10%를 재난 수습에 써야 한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이를 '천재지변'으로 받아들여 왔다. 인간의 힘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자연 현상이라고 본 것이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네팔이 미국과 중국, 인도 등 주요국에 사실상 '계산서'를 내밀었기 때문이다.

기후변화 책임, 이제 '돈'으로 묻는다

네팔의 논리는 단순하지만 흥미롭다. 재난을 직접 일으킨 나라가 없으므로, 재난의 근본 원인인 기후위기를 만드는 데 누가 더 많이 기여했는지를 따져 피해 비용까지 나눠야 한다는 것이다.

시시르 카날 네팔 외교장관이 이러한 요구를 공식화했다. 빙하의 가속화된 융해, 이상 강수, 산사태의 증가 등은 전 지구적 탄소 배출과 직결되어 있다는 전문가 평가가 배경이다. 재난이 자연 현상이지만, 그 심각도와 빈도가 인류의 온실가스 배출로 심화되었다는 관점이다.

이는 개별 국가의 재난 손실이 선진공업국의 탄소 배출 누적 기여도와 연결되어야 한다는 주장으로 이어진다. 미국과 중국, 인도 같은 고탄소 배출국이 역사적으로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해 왔고, 이것이 현재의 기후위기를 초래했으며, 따라서 기후재난의 직접 피해국이 받는 손실을 분담해야 한다는 논리다.

한국도 예외가 아닌 현실

이 논리가 주목받는 이유는 점차 기후변화가 요인이 된 재난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의 태풍, 폭염, 가뭄, 해일, 산사태 등은 단순한 자연 현상이 아니라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의 결과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한국도 이 문제에 자유롭지 않다. 미국과 중국에 가려져 있지만, 한국인 1인당 배출 탄소량은 세계 상위권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도 높은 순위에 있다. 이는 향후 기후재난 발생 시 다른 국가에 비용 분담을 요구하기도 어려우며, 역으로 더 큰 비용을 분담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다.

국제 질서의 균열, 그리고 전망

기후 책임의 재정적 분담을 요구하는 흐름은 이미 국제 무대에서 공식화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일회성 청구를 넘어 향후 국제 질서를 재편할 잠재력을 지닌다.

현재로서 몇 가지 쟁점이 명확하다. 첫째, 누가 '기후 책임'의 주체인가. 과거 배출을 기준으로 할 것인가, 현재 배출 수준을 기준으로 할 것인가. 둘째, 책임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모든 기후재난인가, 속도가 명백히 가속화된 것만 포함할 것인가. 셋째, 산정 방식은 무엇인가. 국제사회는 아직 합의된 기준을 갖지 못했다.

다만 분명한 것은, 국가별 탄소 배출량과 기후재난 피해의 불균형이 정치·외교 문제로 급격히 부상하고 있다는 점이다. 네팔의 청구서는 상징적이지만 고립된 움직임이 아니며, 향후 유사 사례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결론

네팔의 40억~50억 달러 청구는 "자연재해는 누구의 책임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기후변화가 객관적 물리 현상에서 정치·경제 분쟁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는 신호다. 한국은 높은 1인당 탄소 배출량을 고려할 때 이 문제에서 결코 관전자가 아니다.

실행 과제:

  • 기업과 개인 차원의 탄소 감축 가속화 논의 점검
  • 정부 부처별 기후재난 손실 산정 매뉴얼 검토 (향후 청구에 대비)
  • 국제 협상에서 '책임 분담 기준' 정의에 선제적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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