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고래를 통한 북극해 수온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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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지 접근 불가 지역을 센서로 추적하다

그린란드 자연자원연구소와 코펜하겐 대학교가 주도한 국제 연구진이 일각고래(narwhal, 바다의 유니콘이라 불리는 고래)에 위성 송신 센서를 부착해 북극해 해양 환경을 기록했다. 2017년 8월부터 2020년 7월까지 3년간 진행된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최근 발표됐다.

일각고래는 세계 최대 피오르드 지역인 스코어스비 사운드를 포함한 북극의 가장 외진 빙하 지역에 서식한다. 선박이 접근 불가능한 이곳에서 얻은 데이터는 기존 관측 방식으로는 절대 수집 불가능했다.

3년간 수집된 센서 데이터의 규모

연구팀은 6마리의 일각고래에 센서를 부착했다. 각 센서는 매일 고래가 최대 깊이로 잠수하는 순간을 하루 2회씩 기록하도록 설정됐다.

데이터 규모:
- 개체별 수집 기간: 최소 85일~최대 332일
- 측정 항목: 잠수 깊이, 수온, 염도
- 수집 지점: 북서 그린란드 연안 해역 및 피오르드 내부
- 특징: 동절기를 포함한 연중 관측 가능 (선박 관측 불가능한 겨울철도 포함)

이는 극지방 해양 연구 역사에서 매우 드문 성과다. 독일 헬름홀츠 해양연구소(GEOMAR)의 에릭 아흐터베르크 교수는 "선박이 운항 불가능한 겨울철에 3년간 데이터를 수집한 것은 매우 독창적이고 귀중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핵심 발견: 대서양 해수가 북극을 침식하다

연구 결과는 북극해의 대서양화 현상을 정밀하게 입증했다.

발견된 현상:
- 따뜻하고 염분이 높은 대서양 해수가 피오르드 내부로 290km 이상 깊숙이 침투
- 이 따뜻한 해수가 빙하 밑면을 직접 녹이면서 빙하 유실 가속화
- 찬 극지방 해수층은 얇아진 반면, 따뜻한 대서양 해수층은 두꺼워져 빙하 전면까지 도달

코펜하겐 대학교 수리생물학자 수잔 디틀레브센은 "모델 분석 결과 차가운 극지방 해수층은 얇아진 반면 따뜻한 대서양 해수층은 두꺼워졌다"며 "일각고래의 도움 없이는 확인하기 어려웠을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린란드 자연자원연구소의 매즈 페터 하이데-요르겐센 해양생물학자도 "대서양 해수가 빙하 하부를 녹이고 있음을 정밀하게 입증한 것은 완전히 새로운 성과"라고 평가했다.

290km 침투가 의미하는 것

단순한 수치가 아니다. 290km는 대서양 해수가 얼마나 깊숙이 북극을 잠식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과거 관측 기록과 비교하면 극지 해수층의 균형이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붕괴되고 있다. 85일에서 332일까지 개별 고래별로 다양한 기간에 걸쳐 수집된 데이터는 이 변화가 계절을 막론하고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연구는 북극 빙하 감소가 대기 온난화뿐 아니라 해양 열 침투라는 구체적 메커니즘으로 작동한다는 점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첫 사례다.

결론

북극 고래 6마리가 기록한 3년치 센서 데이터는 북극해 변화의 규모를 숫자로 번역했다. 과학자들도 접근 불가능한 최극지 영역에서 얻은 이 데이터는 앞으로 국제 기후 협약과 해양 정책의 근거 자료로 활용될 것이다. 290km 침투, 변화하는 해수층 두께, 가속화되는 빙하 융해—이 모든 수치는 북극 위기가 예상보다 심각하며 즉각적 대응이 필요함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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