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침체했던 서울의 비아파트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비아파트 착공물량은 4512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0.9% 급증했다. 서울 전체 주택 착공 실적도 1만9507가구로 최근 3년 평균 대비 34.6% 증가했다. 이는 전세사기 여파로 위축됐던 주거 시장이 서서히 정상화되는 신호인 동시에, 서울의 주택 공급 구조가 재건축·재개발에 얼마나 크게 의존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비아파트 공급 회복의 규모와 의미

지난 3년 같은 기간 평균과 비교하면 비아파트 착공은 48.3% 증가했다. 더 주목할 점은 인허가 실적이다. 올해 1~7월 비아파트 인허가는 5154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64.4% 증가했으며, 최근 3년 평균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늘었다. 이는 건설사들이 향후 공급 의지를 강하게 보이고 있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서울시는 이 회복을 청년 가구와 1인 가구 등 다양한 주거 수요에 대응하는 긍정 신호로 평가하고 있다. 동시에 그동안 아파트에 편중된 서울 주택공급 구조를 보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재건축·재개발, 아파트 공급의 주역으로 부상

흥미롭게도 아파트 공급의 회복 동력은 신규 민간 사업이 아니라 정비사업(재건축·재개발)에서 나오고 있다. 올해 1~7월 아파트 인허가는 2만3480가구로 최근 3년 같은 기간 평균 대비 27.6% 증가했다. 이 중 정비사업을 통한 인허가가 전체의 82.8%를 차지했다. 거여새마을 공공재개발(1678가구)과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6411가구) 같은 대형 사업들이 이를 견인하고 있다.

이는 서울의 신규 주택 공급이 사실상 정비사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뜻이다. 신규 택지 개발이 제한적인 서울에서 기존 노후 주택을 고층화하고 밀도를 높이는 방식이 주된 공급 수단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인허가와 착공 증가, 실제 입주로 이어질까

서울시는 정비사업 활성화와 사업기간 단축 등 공급 확대 정책이 인허가와 착공 증가로 실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제 공급 확대가 주거 시장에 미칠 영향은 입주 실적이 최종 증거가 된다.

올해와 내년 서울 신축 아파트 입주 예정물량은 각각 2만6000가구와 2만2000가구다. 이는 현재의 착공·인허가 호황이 2~3년 뒤 입주 시장에 어떤 규모로 반영될지를 가늠하게 한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특성상 인허가부터 입주까지 보통 3~5년이 소요되므로, 지금의 인허가 증가가 실제 주택 공급으로 나타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결론: 정책 효과와 시장 정상화의 신호

올해 서울 주택 착공·인허가 증가는 세 가지를 시사한다.

첫째, 전세사기 충격에서 시장이 회복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비아파트 착공의 81% 급증은 청년층과 소형 가구의 주거 수요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둘째, 정비사업 활성화 정책이 가시적 효과를 내고 있다. 재건축·재개발 인허가의 가속화는 서울 시내 노후 주택 정비라는 정책 목표와 일맥상통한다.

셋째, 현재의 인허가 호황이 실제 공급으로 이어지는지 확인하려면 2027년 이후의 입주 실적을 봐야 한다는 점이다. 인허가가 착공으로, 착공이 입주로 이어지는 과정이 순조로워야 비로소 시장의 안정화를 말할 수 있다.

부동산 시장 관계자들과 주거 정책을 담당하는 전문가들은 올해와 내년의 입주 실적 추이를 면밀히 감시하면서 향후 공급 정책 방향을 조율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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