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황: 30년 정책의 전환점에서

국회의원회관에서 10일 열린 '2026년도 제2회 과학기술정책포럼'에서 김성수 연세대 특임교수는 명확한 경고를 던졌다. "포스트 PBS 전환의 골든타임을 놓쳐선 안 된다. 정부와 국회가 전략연구사업의 법적·제도적 기반을 2027년 예산안에 실질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30년간 이어온 과제중심제(PBS) 체계가 근본적으로 바뀌는 시점이다. 현재 진행 중인 포스트 PBS 전환이 제도화되려면 2027년 예산에 명시되어야 하고, 이것이 정책 창(policy window)을 넓힐 수 있는 결정적 기회가 된다는 의미다.

김 특임교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 한국화학연구원장 등을 역임한 전문가로, 현재 NST 전략연구사업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다. 강구조적 진단에 근거한 발언이라는 점에서 정책 당국과 현장의 주의가 필요하다.

원인: 미국의 R&D 체계 전환이 신호

김 특임교수는 글로벌 맥락에서 이 변화를 분석했다. "미국이 80년 만에 R&D 체계를 전환하려 한다"며 "우리도 환경변화에 따라 정책방향 및 모델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포스트 PBS 체제에서 드러나는 구체적 문제점은 6가지다.

  • 전주기 관리체계 미비: 연구 시작부터 성과 활용까지 일관된 관리 체계 부재
  • 신규수탁 가이드라인 부재: 새로운 연구과제 수탁 시 명확한 기준 부족
  • 전략성 부족과 기능 중복: 전략연구사업이 또 다른 PBS로 인식되는 상황
  • 탑다운형 임무 수행의 자율성 제약: 정부 지시형 임무 수행으로 연구 자율성 우려
  • PBS 순기능 계승 미흡: 과거 제도의 긍정적 측면을 제대로 이어가지 못함
  • 평가 체계의 한계: 임무기여도와 기술축적도를 균형 있게 평가하는 구조 부재

이러한 문제들이 적체되면 연구 효율성 저하, 우수 인재 유출, 기술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망: 6대 정책 방향으로 본 출연연의 차세대 모델

김 특임교수는 성공을 위한 정책 방향 6개를 제시했다.

기획 주도권 확보: 출연연이 정부의 일방적 지시가 아닌 기획 단계부터 주체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를 통해 현장 현실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다.

2030년 100% 출연금 확보 로드맵 공유: 정부·국회·현장이 함께 단계별 이행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재정 안정성이 없으면 장기 연구 계획이 불가능하다.

5년 단위 R&D 포트폴리오와 인력·예산 신속 대처: 임무 전환 시 신속하게 자원을 재배치할 수 있도록 내부 규정을 정비해야 한다.

자금지원 방식 다각화: 장기·개인 귀속형, 마일스톤 기반, 패스트 그랜트 제도 등 다양한 지원 방식을 도입해 연구 특성에 맞춘 유연성을 확보한다.

평가 체계 혁신: 임무기여도와 기술축적도 중심으로 평가하며, 평가 방식 자체를 검증하는 기능을 내재화한다.

대형 연구시설과 데이터 개방: 대학과 기업에 전면 개방해 국가 R&D 생태계 활성화를 도모한다.

시사점: 거시적 담론이 필요한 시점

김 특임교수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조언했다. "30년 묵은 정책과 제도의 근원적 변화에는 거시적 담론과 긴호흡이 필요하다. 서둘지 말고,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야 한다."

이는 개혁의 성급함보다는 신중한 제도 설계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도 차세대 출연연 모델의 5대 원칙으로 안정성, 임무성, 자율성, 수월성, 다양성을 제시하며 균형 잡힌 접근을 강조했다.

결론

포스트 PBS 전환은 2027년 예산안이 결정 시점이다. 출연연의 차세대 모델 구축은 단순한 제도 개편을 넘어 국가 과학기술 역량의 재구조화를 의미한다. 김성수 특임교수의 진단대로, 지금이 골든타임이며 정부·국회·현장이 함께 움직이지 않으면 개혁의 기회가 지나갈 수 있다.

실행 과제:
- 2027년 예산 편성 시 전략연구사업 제도화 항목 우선 검토
- 출연연·NST·정부 간 포스트 PBS 추진 체계 정비
- 현장 의견 수렴을 통한 6대 정책 방향의 구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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