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부동산 시장의 지역 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9월 첫째 주(7일 기준) 한국부동산원 발표에 따르면, 강남·서초·송파 3개 구의 아파트 가격이 모두 하락 전환했다. 강남구는 -0.35%, 서초구는 -0.30%, 송파구는 -0.02% 하락했다. 강남3구가 동반 하락한 것은 5개월 만이다. 송파구의 경우 지난 4월 셋째 주 이후 21주 만에 처음 하락으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서울 전체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20% 상승했다. 상승세는 지난 2월 첫째 주 이후 83주 연속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역대 최장 기록인 85주(2020년 6월 둘째 주~2022년 1월 셋째 주)까지 2주가 남아 있다. 서울 전체 가격 상승을 주도하는 것은 강북 지역의 중저가 아파트다.
강북 중저가, 신고가 거래 이어져
강북의 상승률이 두드러진다. 강북구는 0.46%, 도봉구는 0.43%, 서대문구도 0.43%, 성북구는 0.42%, 관악구는 0.41%, 중랑구는 0.40%, 노원구는 0.38%로 상승했다. 한강벨트 지역도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다. 마포구는 0.24%, 성동구는 0.19% 상승했다. 강북과 강남의 온도 차는 뚜렷하다.
이 차이는 우연이 아니다. 강남 고가주택의 하락과 강북 중저가의 상승은 최근 세제 개편 기조와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세제 개편이 고가주택 수요를 꺾다
정부는 고가주택과 비거주 1주택을 대상으로 세제를 개편했다. 핵심은 장기보유공제율을 축소하고, 장기거주소득공제의 한도를 새로 신설한 것이다. 이는 고가주택을 장기간 보유할 때 받던 세금 혜택을 줄이는 조치다.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의 남혁우 분석에 따르면, "장기보유공제율 축소, 장기거주소득공제 한도 신설 등 실거주에 초점을 맞춘 세제 개편으로 고가주택 양도소득세 인상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인들이 여전히 매도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했다. 즉, 고가주택 소유자들이 세금 부담 증가를 예상하고 매도를 서두르거나 신규 매수를 미루는 것이다.
중저가로 흐르는 수요
흥미로운 점은 시장의 자본 흐름 변화다. 고가주택 매수 열기가 꺾인 대신, 중저가 주택에 대한 매매 수요는 계속 강하다. 서울 외곽 중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신고가 거래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 이를 보여준다. 세제 개편으로 고가주택의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세제 부담이 낮은 중저가 지역으로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
강남3구는 고가 주택이 밀집한 지역이다. 강남구는 압구정·대치동 대단지 중심으로, 서초구는 잠원·반포동 위주로 하락 거래가 이뤄졌다. 반면 강북은 상대적으로 저가 주택이 많고, 상승 여지가 충분한 지역이다.
결론: 세제 정책이 부동산 지형을 재편하다
이번 현상은 한국 부동산 시장의 오래된 '강남 선호'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세제 개편은 단순한 세금 정책을 넘어, 부동산 거래에서 실거주와 투자 수요를 구분하려는 정책 신호다. 그 결과 자본의 흐름이 세제 부담이 낮은 중저가 지역으로 재편성되고 있다.
앞으로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려면 다음을 고려해야 한다.
- 투자 관점의 전환: 고가주택의 수익성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중저가 또는 실거주 목적 자산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 지역별 기본 지표 분석: 강남만 아닌 강북 중저가 지역의 인구 변화, 교통 개선, 개발 계획 등 기본 지표를 점검해야 한다.
- 세제 변화 추적: 향후 세제 개편이 이뤄질 경우 시장에 미칠 영향을 선제적으로 예상하고 대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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