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모순, 모듈러가 푼다
부산에서 열리는 2026 월드 스마트시티 엑스포(9~11일, 부산 벡스코)에서 모듈러 건축 기업 엔알비(NRB)가 도시 문제의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축형 모듈러 활용 모델로 건축물을 자유롭게 이전하는 방식을 선보이는 중이다. 엔알비는 도시의 공간 부족과 유휴용지 공존, 지역별 주거 수요 변화 같은 도시의 모순에 대응하는 모듈러 활용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핵심은 토지 사용 기간과 건축물 사용 기간을 분리하는 구조에 있다. 기존 건축 방식에서는 건물과 토지가 사실상 한 장소에 고정되지만, 모듈러 건축은 달라진다. 주차장 상부나 공원, 향후 개발 예정지 같이 한시적으로만 필요한 공간에 모듈러 건축물을 설치해 주거나 공공시설로 활용한 뒤, 본격적인 개발 수요가 발생하면 다른 용지로 건축물을 이전해 재사용하는 방식이다.
도시 계획의 유연성을 높이다
이 모델이 경제적 의미를 갖는 이유는 명확하다. 첫째, 토지의 일시적 유휴기간을 채운다. 개발이 확정되지 않은 공간에서도 건축물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둘째, 건축물의 장수명 활용이 가능하다. 한 번 지은 건물을 여러 장소에서 반복 사용함으로써 건설 비용을 분산시키고 자원 효율을 높인다. 셋째, 도시 계획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지역별 주거 수요가 변하면 모듈러 건축물을 필요한 곳으로 이동시켜 유연하게 대응한다.
거시적으로 보면, 이축형 모듈러는 도시가 직면한 공간의 비효율성 문제를 구조적으로 접근한 사례다. 한국 도시들은 개발 수요의 불균형으로 일부 지역은 과포화되고 다른 곳은 유휴공간이 늘어나는 현상을 겪고 있다. 한시적 시설(공사장 임시 사무실, 팝업 상업시설, 임시 주거 등)에 대한 수요도 계속 있다. 이축형 모듈러는 이런 수요를 충족하면서 동시에 토지의 최종 활용을 막지 않는 중간 단계의 솔루션이 될 수 있다.
시장의 신호
국내 건설·부동산 시장이 저성장 기조 속에서 건축 방식 자체의 혁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엔알비가 스마트시티 엑스포에서 이축형 모듈러를 소개하는 것은 이런 흐름의 반영이다. 정부의 스마트시티 정책과도 맞닿아 있다. 도시 문제의 해결책으로 기술을 활용하는 방향이 강조되고 있으며, 모듈러 건축은 그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실제 시장 도입까지는 건설 관련법, 토지 규제, 건축 기준 등 제도적 장벽을 넘어야 한다. 현재 엔알비가 제시한 것은 개념 모델의 단계다. 그러나 공간 부족과 유휴용지 문제가 도시 현안으로 대두되는 만큼, 이축형 모듈러 같은 새로운 해법에 대한 실수요는 계속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결론
엔알비의 이축형 모듈러 모델은 토지와 건축물을 분리적으로 사고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한다. 이는 단순한 건축 기술을 넘어 도시 자산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는 시도이며, 도시 계획의 유연성을 높이는 방안이다. 실무자로서 주목할 점은 다음과 같다.
- 도시 개발 현황 파악: 자신이 관여한 도시 개발 사업에서 유휴기간 또는 임시 활용 수요가 있는지 검토해보자. 이축형 모듈러는 그런 갭을 메우는 솔루션이 될 수 있다.
- 정책 동향 모니터링: 스마트시티 정책, 도시재생 사업, 건축 기준 개선 논의를 지켜보자. 모듈러 건축을 뒷받침할 제도 변화가 올 가능성이 있다.
- 비용-편익 검토: 모듈러 건축이 프로젝트에 적합한지 타당성 검토를 준비해두는 것이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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