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적분할 결정, 핵심 사업의 이원화
SK텔레콤이 8월 27일 자회사 SK브로드밴드(SKB)를 두 개 법인으로 인적분할하기로 결정한 상황이다. 존속법인(SKB)은 인공지능 전환(AX) 기반의 상품·서비스 혁신에, 신설법인(SK호라이즌)은 데이터센터(DC)와 해저케이블 사업에 집중하는 구조다. 분할 비율은 순자산 장부가액 기준 SKB 83.51%, SK호라이즌 16.49%로 설정되었다.
거래 규모는 상당하다. 글로벌 투자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IMM인베스트먼트-스톤브릿지 컨소시엘(IMM컨소시엄)이 신설법인에 총 3조 8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SKT는 SK호라이즌의 기존 지분(구주)을 매각해 1조 8811억원을 확보하고, SK호라이즌은 신주 1561만7069주를 발행해 1조 2000억원을 추가로 조달할 예정이다. 거래 완료 후 SK호라이즌의 최종 지분은 SKT 51%, KKR 29%, IMM 20%가 된다.
노조의 의문: 존속법인의 재정 구조
SKB 노동조합이 9월 9일 성명서를 통해 우려를 표명했다. 핵심 관점은 명확하다. 신설법인(SK호라이즌)이 투자사로부터 받는 자금과 SKT의 구주 매각 대금이 존속법인(SKB)에 직접 흘러들어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거래 구조를 보면 구주 매각대금 1조 8811억원은 SKT에, 신주 발행대금 1조 2000억원은 SK호라이즌에 각각 입금되는 방식이다. 노조는 "현재 공개된 거래구조상 SKB로 직접 유입되는 자금을 확인되지 않는다"며 "DC 사업 분리에 따라 돌아오는 대가가 있는지, 분사 이후 미래 성장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회사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SKB에 남을 사업(유선, 미디어, 엔터프라이즈)이 DC 사업 부재 상황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성장재원이 부족하다는 해석이다.
후속 협상의 쟁점과 전망
노조는 세 가지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첫째, SKT가 확보하는 구주 매각대금의 일부를 SKB의 미래 사업 재원으로 다시 투입할 것. 둘째, DC 사업을 대신할 새로운 성장동력의 구체적 실행 계획(투자 규모, 시기, 재원 조달 방안 포함). 셋째, 분사에 따른 이동·잔류 구성원의 보호대책 명시.
노조는 "명확한 답변과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분사에 동의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는 단순 인사 이슈가 아니라 거래 구조 자체의 타당성에 대한 조직적 의문이다. SK텔레콤은 앞으로 분할 절차 과정에서 노조의 우려를 해소하고 재원 계획을 구체화해야 할 상황이다.
결론
SK브로드밴드의 인적분할은 기업 입장에서 글로벌 자본을 유치하고 DC 사업의 성장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이지만, 존속법인의 수익성과 재투자 재원 확보라는 현실적 과제가 남아 있다. 노조의 지적이 기업 의사결정 절차에서 얼마나 반영될지, 그리고 SKT와 SKB 경영진이 제시할 구체적 보상·성장계획이 어떤 수준인지가 향후 진행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투자자 유치 이후 내부 이해관계자 설득까지 이어가야 하는 만큼, 단순한 재무 거래가 아닌 기업 경영진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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