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전시회가 해외 판로의 첫 접점이 되다
지난 10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광주 에이스페어는 29개국에서 400여개 기업이 참여하는 세계 문화콘텐츠 종합 전시회다. 방송·애니메이션·게임·웹툰·실감콘텐츠(XR)·인공지능(AI) 등 540여개 부스가 마련되어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국내 콘텐츠 기업들이 이 전시회를 단순한 홍보 무대가 아닌 해외 바이어와의 관계 형성의 시작점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시장에서 즉시 계약이 성사되지 않더라도, 해외 관계자와 첫 만남을 만들고 이후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실제 계약으로 연결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기업들의 판로 개척: 명함 교환에서 계약까지
SK브로드밴드는 '니돈내산 독박투어', '트립인코리아', '로컬히어로의 탄생' 등 자체 오리지널 콘텐츠를 앞세워 해외 바이어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다양한 국가에서 콘텐츠를 유통하는 바이어와 미디어 관계자가 전시를 많이 찾는다"며 "당장 계약이 체결되지는 않더라도 전시에서 연락처를 받아 나중에 연락하며 기회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버아이TV도 마찬가지다. 전시 기간 중 해외 바이어 10여곳과 미팅을 진행했으며, 서바이벌 게임과 여행 프로그램처럼 문화권에 관계없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콘텐츠에 집중하고 있다.
더 주목할 만한 사례는 딜라이브다. 지난 에이스페어를 비롯한 미디어 행사에서 만난 해외 관계자와 지속적으로 교류한 끝에 '데이터 플래너' 등 자사 콘텐츠를 영국 아마존프라임에 공급하는 데 성공했다. 딜라이브 관계자는 "행사에 나와 서로 연락처를 주고받고 계속 교류하면서 나중에 계약까지 체결하게 됐다"며 "오프라인 행사를 계기로 해외에 나가 실제 콘텐츠 계약을 체결하고, 해외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시 인프라가 뒷받침하는 구체적 협상
전시장 한편에 마련된 비즈니스 상담존과 바이어 라운지는 단순한 수다 공간이 아니다. 이곳에서 해외 바이어와 콘텐츠 판매사가 콘텐츠 가격, 공급 규모, 결제 방식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한다. 전시 관계자는 "해외 바이어가 특정 부스에 관심이 생기면 그 부스 임직원과 바로 상담을 진행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에이스페어에서는 약 5670억원 규모의 수출 투자 계약이 이뤄졌다. 이는 현장 만남이 단순한 네트워킹을 넘어 실질적인 사업 결과로 연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술 혁신이 콘텐츠 경쟁력을 높이다
SK브로드밴드는 올해 초 AI 뉴스 제작 솔루션 'B tv AI 스튜디오'를 에이스페어에서 공개했다. 뉴스 오프닝과 클로징, 단신 대본을 입력하면 AI 아나운서와 기자가 이를 읽어 영상 뉴스로 만드는 시스템이다. 이는 지역 뉴스를 매시간 제작할 수 있게 하는 기술 혁신으로, 해외 시장에서도 관심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결론
광주 에이스페어의 성공 사례들이 보여주는 바는 명확하다. K콘텐츠의 해외 판로 확대는 일회성 전시 계약이 아니라, 현장에서 만남을 시작해 지속적인 관계를 통해 구축되는 것이다. SK브로드밴드의 AI 스튜디오처럼 기술 혁신이 콘텐츠 경쟁력을 높이고, 딜라이브처럼 인내심 있는 네트워킹이 실제 계약으로 열매맺는 과정이 반복되고 있다.
실무적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 국내 콘텐츠 기업들은 해외 판로 개척 시 현장 행사를 첫 터치포인트로 삼되, 그 이후의 지속적 커뮤니케이션에 더 큰 투자를 기울여야 한다는 점
- 기술과 품질로 차별화된 콘텐츠가 있을 때 해외 바이어의 관심도 높아진다는 점
- 지난해 5670억원의 수출 투자 계약 실적은 이러한 전략이 실제로 작동하고 있음을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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