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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선물의 민낯: 용도와 취향이 분명해진다

30대 직장인 A씨가 추석 선물로 받은 스팸은 밥반찬, 찌개 재료로 두고두고 쓸 수 있어 제 역할을 한다. 반면 카놀라유나 해바라기유가 포함된 선물세트는 '처치 곤란'이다. 수납공간만 차지하는 애물단지일 뿐이다. 한 개인의 경험이 아니라, 이제 업계 전체의 수면 위로 떠오르는 트렌드다.

한경닷컴과 산업 맞춤형 AI 분석 기업 뉴엔AI가 카페, 블로그, 커뮤니티, SNS, 유튜브, 지식인 등에서 수집한 추석 선물 관련 정보 51만1736건을 분석한 결과, 소비자들의 선택 기준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2024년과 2025년 추석 전후 8주간의 온라인 언급량을 비교한 결과다.

맛과 가격에 쏠린 66.7%…'효율적 선물'의 시대

선택 기준을 분석한 상위 50개 키워드에서 맛은 35.6%, 가격은 31.1%를 차지했다. 둘을 합치면 66.7%다. 브랜드는 26.9%, 보관·유통 편의는 6.4%로 한참 뒤진다. 이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소비자 심리의 변화를 반영한다.

비용 부담은 덜면서도 성의를 전달할 수 있는 구성을 원한다는 뜻이다. 스팸이나 참치, 미역 같은 가공식품은 실제로 쓸 수 있는 식재료다. 반면 식용유는 어느 가정에나 있는 상비품이거나 까다로운 보관과 사용처 때문에 외면받는다. 2만원대 저가 구성의 인기가 높은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CJ제일제당의 압도적 우위, 동원·풀무원이 쫓아온다

브랜드별 온라인 언급량에서 CJ제일제당이 7940건으로 가장 많았다. 동원의 1688건과 비교하면 약 4.7배다. 동원 다음으로는 풀무원이 추격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강점은 스팸, 햄, 김, 미역 등 가공식품으로 구성된 세트다. 소비자가 원하는 '맛과 가격' 기준을 가장 잘 충족한다는 평가다.

추석 2~3주 전, 구매 의사결정의 새로운 골든타임

구매 시점도 바뀌었다. 2024년 추석(9월17일)때는 명절 당일이 포함된 주에 추석 선물 언급량이 6만1346건으로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2025년 추석(10월6일)에는 추석 1주 전에 5만6844건으로 최고조를 보였다. 명절 당일 주의 언급량은 4만4078건으로 약 22.5% 감소했다.

뉴엔AI는 이를 황금연휴, 택배 조기 마감, 그리고 유통사가 사전예약 기간을 40일로 늘린 영향으로 분석했다. 결과적으로 추석 2~3주 전부터 소비자들이 제품을 비교하고 구매를 결정하는 흐름이 본격화했다는 의미다.

관행에서 합리성으로: 선물문화의 분기점

이 변화는 한국 선물문화의 중요한 분기점을 나타낸다. 과거엔 명절 선물이란 '성의'와 '관례'의 영역이었다. 누가 뭘 선호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받는 사람이 실제로 소비할 수 있는지, 비용 대비 가치는 충분한지를 먼저 따진다.

선물세트를 사는 것 자체가 아니라, '어떤' 세트를 사느냐가 중요해진 시대다. 이는 개인의 취향과 실생활을 더 존중하는 방향으로의 전환이기도 하다. 브랜드는 더 이상 이름만으로는 선택받지 못하며, 구성 아이템의 실용성과 맛이 경쟁의 핵심이 됐다.

결론

추석 선물세트 시장은 관행적 상품 묶음에서 '알짜 구성' 경쟁으로 재편되고 있다. 맛과 가격이 전체 선택 기준의 66.7%를 차지한다는 사실은, 소비자가 더 이상 수동적 수취자가 아니라 능동적 평가자임을 보여준다. 선물을 보낼 때는 받는 사람이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품목을 선택하고, 온라인 커뮤니티나 리뷰를 통해 제품별 평가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추석 2~3주 전부터 조용한 비교 수요가 시작되므로, 시간 여유를 갖고 계획하면 보다 현명한 선택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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