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 한국 경제는 숫자상 호전을 이뤘다. 작년 1.0% 수준이던 경제성장률이 올해는 3% 중반대까지 상향 조정되고 있으며, 외환 시장도 안정돼 원화 강세까지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왜 시민들은 경제를 더 불안하게 느낄까. 전문가들은 경제 지표와 체감 경기 간의 '착시'가 심화됐다고 진단한다.

반도체 호황에 집중된 한국 경제

경제 성장의 중심이 반도체로 편중되면서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NH금융연구소는 올해 한국 경제 성장을 '초양극화 시대'로 표현했다. 반도체 업황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급격히 개선되면서 GDP 성장률 상향의 주요 견인차가 되고 있지만, 이 성장이 모든 산업으로 균형 있게 퍼지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반도체 외에도 화장품, K-푸드, 방산, 조선 등 다양한 품목이 수출을 견인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이렇게 많은 품목에서 동시에 1등, 2등을 점하며 성장하는 나라는 드물다. 문제는 이러한 긍정적 신호가 광범위한 가구의 실질 구매력 향상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점이다. 반도체만 아니었다면 한국 경제는 더 큰 위기에 직면했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부동산: 고평가 지속, 세제개편의 한계

서울 주택 가격은 글로벌 도시 대비 절대 가격으로도 비싸고, GDP 대비로도 고평가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최근 세제개편은 초고가 아파트 보유 부담을 늘리려는 의도였으나, 결과적으로 시장 왜곡을 초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초고가 아파트는 재산세 강화로 보유 부담이 증가해 가격 상승 억제 효과가 나타났다. 반면 중저가 아파트는 재산세가 오히려 감소하면서 가격 상승 요인이 되고 있다.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책이 역설적으로 '비싼 집과 싼 집' 간의 격차를 더 벌리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부동산 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보유 부담(재산세)을 대폭 높이고, 거래 부담(양도세, 취득세, 상속세)을 낮추는 구조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선진국 사례에서 보면 재산세가 1~2% 수준인 곳에서는 집값 상승이 억제되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이는 정치적 결단과 국민 반발을 감당해야 하는 과제다.

미국 금리 인상 임박, 투자자 경계령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9월 16일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 미국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7% 수준으로 높아지면서 주택 가격 하락이 진행 중이고, 상업용 부동산은 코로나 이후 재택근무 확산으로 오피스 공실률이 30%에 달하는 등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더 우려스러운 점은 미국 가구의 40%가 주식을 보유하지 않으면서 인플레이션의 고통을 고스란히 겪고 있다는 현실이다. 65개월간 지속된 고인플레이션은 주식이나 부동산으로 자산을 보유하지 못한 저소득층에게만 순손실이다. 난방비, 식비, 유류비만 계속 올라간다.

한국 투자자들 중 삼성, 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종목에 레버리지 또는 레버리지 ETF로 투자했던 이들이 6월~7월 급락장에서 큰 손실을 봤다. 시장이 직선으로만 오르는 것은 건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으며, 앞으로 11월 미국 중간선거까지 변동성이 클 수 있다는 경고도 제기되고 있다.

결론

한국 경제는 반도체 호황으로 명목 성장률은 올라갔으나, 그 과실이 광범위하게 분배되지 못하면서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 부동산은 고평가 상태가 지속되면서 세제개편에도 구조적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은 국내 투자 시장에 추가 변동성을 가져올 수 있다.

지금 투자자가 챙겨야 할 것들:
- 자신의 포트폴리오에서 레버리지 비중 점검
- 단기 수익보다 분산 투자 전략 재검토
- 미국 연준 회의 일정(9월 16일)에 따른 시장 변동성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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