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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념: 대기업을 떠나 창업하면 인생이 역전될까

‘벌레 잡아 매년 26억 번다’는 제목은 대기업을 나와 해충 방역업으로 성공한 사례를 한눈에 보여준다. 주인공은 미국 조지아주에서 한인 최대 해충 방역·소독 전문 회사 ‘Anteater Pest Control’, 한국명 벌레박사를 운영하는 썬 박 대표다. 뉴스는 연매출 200만 달러와 코로나 시기 방역 5000건을 소개한다.

하지만 이 사례만으로 창업이 대기업 취업보다 낫다고 결론 내리기는 어렵다. 창업의 결과에는 업종뿐 아니라 현지에서 사업을 이어간 과정과 수요가 작용한다. 뉴스에 나온 숫자는 한 기업의 매출이지, 창업자의 순이익이나 다른 사업자의 기대수익을 뜻하지 않는다.

맹점: 성공담에서 빠진 조건

박 대표는 대학 카르텔과 직장 내 배타적인 분위기를 겪었다고 회고한다. 대기업 연구소를 떠나 미국으로 간 뒤에는 영주권을 위해 닭을 자르는 일을 했고, 손이 마비될 만큼 일했다고 뉴스는 전한다. ‘벌레잡이’라는 일을 가족에게도 숨기고 싶어 했지만, 결국 오기로 벌레박사를 창업했다는 대목도 있다.

이 경로는 한 번의 과감한 결심보다 긴 적응 과정에 가깝다. 코로나 때 방역 5000건을 수주한 사실은 당시 수요가 컸음을 보여주지만, 그것이 평상시에도 같은 규모의 매출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반대 의견도 살펴야 한다. 연구소의 배타적 문화가 문제였다고 해도, 이를 모든 대기업이나 직장에 일반화할 근거는 뉴스에 없다. 반대로 한 사업자의 성공이 해충 방역 창업의 보편적 가능성을 증명하지도 않는다.

리스크와 함정: 매출을 소득으로 읽지 않기

가장 큰 함정은 연매출 200만 달러를 개인이 번 돈처럼 받아들이는 것이다. 뉴스에는 비용, 순이익, 직원 수, 매출 변동 내역이 제시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수치만으로 사업의 수익성이나 안정성을 판단할 수 없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따져보려 해도 공개된 기사 내용만으로 손실 규모를 계산할 수는 없다. 다만 창업 결정을 내릴 때는 초기 비용과 운영비, 고객 확보 경로, 수요 변화에 대한 대응책을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이는 기사에 나온 사실이 아니라, 매출 사례를 자신의 계획에 적용하기 전에 점검할 항목이다.

결론

벌레박사 사례의 핵심은 ‘벌레를 잡아 큰돈을 번다’는 한 줄보다, 박 대표가 직장 이탈 뒤 미국에서 생계를 이어가며 방역 사업을 키웠다는 경로에 있다. 창업을 검토한다면 다음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 기사 속 연매출과 순이익을 구분한다.
  • 코로나 시기 방역 수요와 평상시 수요를 같은 것으로 보지 않는다.
  • 자신의 자금 여력과 고객 확보 계획을 먼저 적어 본다.

성공담은 가능성을 보여주지만, 그 자체로 재현 가능한 공식은 아니다. 무엇을 벌었는지만큼 어떤 조건에서 그 매출이 나왔는지 의심하고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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