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념: AI가 못 하는 일을 익히면 경쟁력이 생길까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EBS ‘위대한 수업’에서 AI 시대 청년에게 생각하는 힘, 공감 능력, 적응의 근육, 바디 스킬을 강조한다. 문제를 스스로 찾고 사람과 협력해 해결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AI가 할 수 없는 일”을 개인의 경쟁력 목록으로만 받아들이면 함정에 빠질 수 있다. 어떤 업무가 AI에 대체될지는 달라질 수 있고, 뉴스도 AI가 못 하는 일을 구체적인 직업이나 기술로 정하지 않는다. 지금 인간만 할 수 있다고 여기는 능력도 도구의 변화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맹점: 역량을 말하는 것과 기회를 만드는 것은 다르다
최 회장은 학교가 지식을 전달하고 시험을 치르는 데서 벗어나 해결책을 찾고 실험하는 공간이 돼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청년에게 필요한 역량뿐 아니라 그 역량을 연습할 기회가 어디에 있는지도 묻는다. 문제 해결 경험을 강조하면서 교육이나 일터가 실험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적응과 도전을 개인의 책임으로 돌릴 위험이 있다.
또 AI가 업무 시간을 줄이면 남는 시간을 다른 일에 쓰거나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설명에는 전제가 있다. 절약된 시간이 실제로 노동자에게 돌아가는지, 업무량이나 평가 기준이 함께 바뀌는지는 뉴스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효율 향상이 곧 개인의 여유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최 회장은 다시 20대가 된다면 창업하겠다고 말하며 물 부족, 탄소 배출, 식량 부족 같은 문제를 도전 대상으로 든다. 다만 사회문제가 크고 절실하다는 사실만으로 사업이 지속 가능해지는 것은 아니다. 뉴스에는 창업의 비용과 실패 위험, 해결책의 실현 조건이 제시되지 않는다.
리스크: 최악에는 무엇을 잃을 수 있나
실패를 겪어도 다시 도전하라는 메시지는 회복탄력성을 강조한다. 그러나 도전에 따르는 시간과 비용을 누가 부담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위험을 살피지 않은 채 도전만 권하면 청년은 자원과 기회를 잃고, 실패를 역량 부족으로만 해석할 수 있다. 이 점은 도전의 가치를 부정하기보다, 실패를 감당할 조건도 함께 따져야 한다는 뜻이다.
결론
최태원의 제안은 정답보다 문제를 찾는 힘을 보라는 메시지다. 이를 실무에 적용할 때는 다음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 내가 풀려는 문제와 영향을 받는 사람을 구체적으로 적는다.
- 작은 실험으로 해결 가능성을 확인하고, 실패 때 잃을 시간과 비용을 정한다.
- AI로 줄어드는 업무와 절약된 시간이 실제로 누구에게 돌아가는지 살핀다.
핵심은 AI가 못 하는 일을 미리 단정하는 게 아니다.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를 기회와 그 과정의 리스크까지 함께 의심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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