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념: 문제를 빨리 푸는 쪽이 앞선다
2026년 10월 28일 열린 휴먼컨설팅그룹(HCG) ‘그라운드 원’ 컨퍼런스에서 과학 커뮤니케이터 궤도는 AI가 결과물을 빠르게 만드는 시대에 인간은 문제 자체를 숙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AI가 사람보다 결과물을 “1000배 빠르게” 내놓는다는 그의 설명은 생산 속도가 경쟁력이라는 통념을 흔든다.
하지만 속도만으로 문제 해결의 질을 판단할 수 있을까. 궤도는 그럴듯하지만 맥락이 부족해 동료나 상사가 다시 검토하고 수정해야 하는 저품질 AI 결과물, 즉 워크슬롭을 지적했다. 생성이 빨라져도 검토 부담이 커지면 전체 업무가 빨라졌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반론과 맹점: 좋은 해답도 질문을 대신하진 못한다
궤도는 2016년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을 사례로 들며, AI가 두지 않았던 수를 인간이 발견하고 AI의 결과를 넘어서는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간과 AI의 관계를 승패보다 협력의 문제로 보자는 주장이다.
다만 “AI가 못하는 일”을 찾으면 안전하다는 결론에는 함정이 있다. 기술이 바뀌면 지금의 경계도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또 문제를 숙고하는 일이 중요해져도, 누가 문제를 정하고 어떤 기준으로 좋은 질문을 고르는지까지 저절로 해결되지는 않는다. 이는 궤도의 발언에서 따라 나오는 실무적 질문이지, 뉴스가 입증한 답은 아니다.
리스크: 잘못 정한 문제를 더 빨리 푸는 것
최악의 경우 인간은 AI 결과물을 검토하느라 시간을 쓰면서도, 애초에 풀 가치가 있는 문제인지 묻지 못할 수 있다. 그 결과 잘못된 목표에 맞춘 결과물을 정교하게 다듬는 데 자원을 쏟게 된다. 반대로 인간의 숙고를 추상적인 구호로만 남기면,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판단할 기준도 흐려진다.
결론
궤도의 제언을 업무에 옮길 때는 해답보다 질문을 먼저 점검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 AI에 맡기기 전, 해결하려는 문제와 그 문제가 중요한 이유를 한 문장으로 적는다.
- 결과물을 검토할 때 정확성뿐 아니라 맥락과 재작업 필요성을 확인한다.
- 사람의 판단이 필요한 지점을 구체적으로 남긴다. 목표 설정인지, 기준 선택인지, 결과 해석인지 구분한다.
AI가 몇 초 만에 답을 내놓는다는 사실만으로 인간의 역할이 사라지거나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진짜 의심해야 할 것은 빠른 답이 문제의 타당성까지 보장한다고 여기는 통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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