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가 연간 방문객 수 감소에 맞서 정원을 핵심 전략으로 전면 전환하고 있다. 저출생과 인구구조 변화 속에서 더 빠르고 자극적인 놀이기구만으로는 반복 방문을 이끌어낼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테마파크 산업이 직면한 거시적 위기와 그에 대한 혁신적 대응이 만나는 현장을 살펴본다.

테마파크 산업의 도전: 방문객 감소의 현실

국내 테마파크 산업은 구조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에버랜드의 연간 방문객은 과거 700만 명을 웃돌던 시기를 거쳐 최근 500만 명대로 내려앉았다. 단순한 수치 변동을 넘어 저출생과 인구감소, 여가 선택지의 다양화가 누적된 결과다.

이 문제의 근본은 기존 테마파크 모델의 한계에 있다. 보다 거대한 시설, 더 자극적인 놀이기구 건설에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는 방식만으로는 고객의 반복 방문을 담보할 수 없다는 뜻이다. 특히 엔터테인먼트 소비가 온라인 플랫폼으로 분산되고, 여행 형태가 다양화된 환경에서 '다시 찾아올 이유'를 창출해야 하는 과제가 대두된 것이다.

정원의 새로운 가치: 계절성과 문화 전환

에버랜드는 이 문제의 해법으로 정원을 주목했다. 지난 2년 전 기존 뮤직가든을 자연주의 콘셉트의 '땅의 정원'으로 리뉴얼한 것이 그 신호였다.

정원이 테마파크의 돌파구가 될 수 있는 이유는 명확하다. 거대한 신규 시설을 짓지 않아도 계절이 바뀔 때마다 전혀 다른 풍경이 탄생한다는 점이다. 봄 매화와 튤립, 여름 장미, 가을 단풍과 겨울나무는 자연이 제공하는 '무한 갱신'의 가치다. 이는 고객이 '소유하지 않아도 한 장소와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게' 하는 문화 전환을 의미한다.

지난해 3월 시작한 '가든패스' 멤버십은 이러한 철학의 구체화다. 단순 구독 상품이 아니라 계절의 변화를 품은 정원을 정기적으로 찾아오게 하는 문화 창출이 목표다. 현재 약 6000명의 회원이 명상, 요가, 아로마 블렌딩 체험, 매실 수확, 장미 삽목 같은 계절별 프로그램에 참여 중이다.

가든패스의 성과와 과제

가든패스가 보여주는 변화는 실질적이다. 현장에서 만난 회원들은 단순한 혜택 이용을 넘어 정원 자체에 대한 진정한 관심을 드러냈다. 에버랜드가 육종한 국산 장미 '에버로즈'를 보기 위해 찾아오는 장미 애호가들, 동물 방문에서 시작해 식물과 정원 문화로 관심을 확장한 이들도 존재한다.

다만 가든패스가 마주한 과제도 분명하다. 주차 우대, 전용 라운지, 놀이시설 우선 이용 같은 VIP 혜택과 정원 프로그램 간 경계가 다소 흐릿하다는 점이다. 진정한 정원 문화 커뮤니티로 진화하려면, 단순 멤버십 이상의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미래 방향: 정원 보전 커뮤니티로의 진화

해외 사례는 가든패스의 다음 단계를 시사한다. 미국 필라델피아 롱우드가든, 영국 왕립원예협회(RHS), 런던 큐가든 같은 글로벌 정원 멤버십은 회원의 참여를 단순 이용권을 넘어 원예 교육·연구·생물다양성 보전 활동으로 연결한다.

에버랜드의 가든패스 커뮤니티가 '정원을 함께 아끼고 돌보는 후원자 공동체'로 진화할 수 있다면, 저출생과 인구감소 속에서도 지속 가능한 방문 동기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단순한 관광 시설이 아닌 '문화 기반시설'로서의 위상이 확보되는 순간, 테마파크 산업 전체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결론

에버랜드가 정원에서 찾는 것은 단순 신규 콘텐츠가 아니라 '반복 방문 문화'다. 저성장·저출생 시대 테마파크가 생존하려면 자극에서 명상으로, 방문에서 지속 관계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수다. 가든패스가 6000명에서 정원 보전 커뮤니티로 성장할 수 있는지가 향후 주목할 지표다.

다음 단계: 가든패스 멤버로서 계절별 프로그램 참여 일정 확인 / 국산 장미와 정원 문화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 쌓기 / 해외 정원 멤버십 모델과 한국 모델 비교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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