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경영학과 한국 경제의 궤적
한국경영학회가 창립 70주년을 맞아 8월 18~20일 제주 신화월드에서 제28회 융합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최정일 회장이 주도하는 이 행사는 단순한 학술 축제를 넘어, 현재의 경제적 위기와 전환기를 어떻게 직시하는지 보여주는 거울이다. 1956년 창립 이후 70년간 한국 경제성장과 함께해온 경영학계가 AI, 디지털 전환, 인구구조 변화라는 新시대에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선언하는 자리기 때문이다.
왜 지금 '민생활력'이 화두인가
학술대회의 핵심 주제 '민생활력'은 기존 경영학의 프레임에서 벗어난 개념이다. 그간 경영학은 기업의 수익성과 성장성에 초점을 맞춰왔다면, 이제는 기업·지역사회·소상공인·소비자 등 경제 생태계 전체의 활력을 함께 높이는 문제에 직면했다는 뜻이다.
이 화두의 등장 배경은 분명하다. 최 회장은 "AI와 디지털 전환, 글로벌경제 불확실성이 확대하는 상황에서 기업 경쟁력뿐 아니라 경제 생태계 구성원들의 활력을 함께 높이는 것이 지속가능한 성장의 중요한 조건"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단순한 경영철학이 아니라, 고금리·저성장 기조 속에서 중소기업·자영업자 매출 부진, 소비자 구매력 약화라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48개 학회 공동주최, 지·산·학·연 협력의 신호
이번 학술대회의 규모 자체가 중요하다. 대한민국 경영학계를 대표하는 48개 학회가 공동주최로 참여하는 것은 경영학 전 분야가 '민생활력'이라는 하나의 문제의식으로 수렴했음을 의미한다. 이는 경제가 특정 부문(대기업·금융)의 성장만으로는 지속 불가능하다는 학계의 공감대를 드러낸다.
대회 기간 진행되는 세션들은 이런 문제의식을 구체화한다:
- 제주경제의 민생활력을 위한 지·산·학·연 노력
- AI시대 혁신경영
- 경영교육 미래
- 공공경영과 글로벌 경영
- 미디어와 지역경제
특히 제주 관광산업과 미래 신산업, 지역경제 활성화를 주제로 학계와 산업계, 공공부문 전문가들이 지속가능한 지역 성장 방안을 모색하는 점은, 수도권 집중화와 지역 경제 공동화라는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경영학적 대안을 찾고 있다는 신호다.
경영자상 수여, 혁신·금융·강소기업에 가중치
학술대회는 시상을 통해 현 시대의 경영 화두를 드러낸다. 코스맥스 이경수 회장이 '경영학자 선정 대한민국 경영자대상'을, 한국투자증권 유상호 수석부회장이 '전문경영인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고,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위성곤이 '정부경영대상'을 수상한다. 유니트론텍, 제주은행, 넷플릭스, 구마에스앤씨 등이 혁신경영·금융혁신·미디어 혁신·강소기업 경영의 성과로 인정받는 것은, 대기업 중심이 아닌 다양한 규모와 부문의 혁신 기업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뜻이다.
앞으로의 경영학, '설명'에서 '해법'으로
최 회장은 강조했다: "경영학은 시대의 변화를 설명하는 학문을 넘어 시대가 필요로 하는 해법을 제시하는 실천학문이 돼야 한다." 이는 한국 경영학계의 정체성 전환을 선언한 것이다. AI 도입, 디지털 전환, 소비심리 변화, 지역경제 활성화 같은 현안에 대해 학계가 더 이상 관찰자로 머물 수 없다는 인식이다.
결론
한국경영학회 창립 70주년 기념 학술대회의 개최와 '민생활력'의 제시는 한국 경제가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질적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는 신호다. 기업의 성장만이 아니라 지역·소비자·중소기업을 아우르는 포용적 경제 설계가 경영학의 새로운 역할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실행 시사점:
- 기업 경영진: '민생활력' 개념을 바탕으로 공급망, 상생 거래처, 지역사회 기여도를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
- 정책 담당자: 학계-산업계 협력 플랫폼(지·산·학·연)을 강화하고, 지역경제 활성화 정책의 실증적 근거를 확보해야 한다.
- 경영교육 기관: 단순한 경영 기법 교육을 넘어 지속가능한 경제 생태계 설계 교육으로 커리큘럼을 개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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