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가격이 급락한 지 2개월 만에 반등 전환했다. 지난 1월 말 사상 최고치 5318달러에서 6월 24일 3990달러까지 25% 폭락했던 금값은 8월 초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12일 종가 기준 12월 인도분 금 선물은 4465.42달러를 기록해, 7월 13일(4005달러) 대비 11.35% 상승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으로 간주되는 금이 이 같은 급락 이후 반등하는 배경에는 미국 금리 정책의 방향 전환 가능성과 글로벌 중앙은행의 저금리 선호 태도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금값 약세의 배경: 인플레 우려와 높은 실질금리

금 가격이 1월 최고치에서 6월까지 4개월 연속 하락한 것은 여러 대외 요인의 복합 영향이었다. 먼저 미·이란 지정학적 긴장으로 인한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웠다. 인플레 재상승 가능성은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상 전망으로 이어졌고, 이는 실질금리 상승으로 귀결되었다. 실질금리는 명목금리에서 인플레이션을 뺀 수익률로, 금리가 올라가고 인플레 기대가 낮아질수록 커진다. 실질금리가 높아지면 금은 이자 수익이 없는 자산이므로 상대적으로 덜 매력적이 된다. 이와 동시에 장기금리 상승은 채권 수익률을 높여 자금을 채권 쪽으로 흡수했다.

반등의 전환점: 고용지표 악화와 인플레 둔화

7월 중순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가 금값 반등의 촉매제가 되었다. 7월 비농업 취업자 수는 전월 대비 23,000명 감소해 시장 예상치인 80,000명 증가를 크게 하회했다. 고용 부진은 연준의 금리 인상 필요성을 약화시켰다. 동시에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순화세를 보였다. 5월 4.2% → 6월 3.5% → 7월 3.4%로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인플레이션과 고용 부진이 동시에 나타나는 신호는 경기 둔화를 의미한다. 이는 역설적으로 금에 유리하다. 경기가 약해지면 연준은 금리를 내려야 하고, 금은 경기 불확실성 속 피난처 자산이 되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해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금리 인상 확률은 50% 수준에서 40% 안팎으로 하락했다. 연준이 당분간 기준금리 동결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중앙은행의 금 매입 복귀: 신뢰 자산의 위상

글로벌 중앙은행이 금 매입을 적극 재개한 것도 금값 지지 요인이다. 2024년 1분기 57톤에서 급감했던 중앙은행 순매입이 2분기 289톤으로 급증했다. 특히 중국 인민은행은 20개월 연속 순매입을 지속 중이다. 한국은행도 13년 만에 처음으로 3분기 금 ETF 매입에 나섰다고 3일 공식 발표했다.

기관 투자자들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대표적 금 ETF인 'SPDR Gold Shares(GLD)'에는 지난 한 달간 17.8억달러 이상이 유입되어 총순자산 규모가 1415억달러를 넘어섰다. 중앙은행과 기관 투자자의 동시 매입은 금의 기축통화 대체 자산이자 인플레 헤지 및 경기 불확실성 회피 수단으로서의 위상을 재확인시킨다.

시사점 및 향후 전망

LS증권 연구원 홍성기는 "고용지표 악화는 인플레이션과 더불어 경기 둔화라는 금 가격 상승 최적의 조건을 제공하며 본격적인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현재 금값 반등은 단순한 기술적 반발이 아니라 거시경제 환경의 근본적 변화를 반영한다. 연준의 금리 정책이 인상 사이클에서 동결 또는 인하 사이클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졌고, 글로벌 중앙은행이 금을 신뢰 자산으로 재평가하고 있다.

뉴스에 따르면 연내 5000달러 회복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 다만 향후 움직임은 미국 인플레이션 지표, 고용 데이터, 연준 성명서 등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적으로는 8월 중후반 발표될 미국 물가·고용 관련 경제지표가 금값의 방향성을 결정할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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