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업계의 최강자로 꼽히는 웨이모가 카메라 센서 하나에만 의존해 자율주행을 구현하려는 테슬라의 기술 노선을 공격했다. 완전 자율주행의 안전성을 확보하려면 카메라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입장을 명확히 제시한 것이다.

웨이모의 스리칸스 티루말라이 부사장은 26일(현지시간) 공식 블로그를 통해 2억마일(3억2000만km)을 초과하는 실제 무인 자율주행 주행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율주행 AI 개발의 10가지 교훈'이라는 제목의 글을 발표했다.

첫 번째 교훈으로 '멀티모달 센서의 필수성'을 제기하면서, 테슬라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의 '비전-온리(Vision-only)' 접근 방식에 정면으로 맞섰다.

그는 "카메라만으로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지를 놓고 여러 해 동안 논쟁이 계속되어 왔으나, 2억마일 이상의 실무 주행 데이터를 통해 광범위한 자율주행을 안전하게 운영하기 위해서는 카메라에 더불어 다른 센서들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이 분명해졌다"고 설명했다.

테슬라의 '테슬라 비전' 기술은 레이더와 라이다(LiDAR)를 모두 걷어내고 카메라 이미지 데이터에만 기반해 AI 모델을 훈련하는 접근법이다. 머스크 최고경영자는 라이다에 대해 "지능이 없는 사람들이나 사용하는 도구"라는 식으로 폄하해 왔다.

반대로 웨이모는 카메라, 라이다, 레이더를 한데 묶는 '센서 융합(Sensor Fusion)'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웨이모 측은 카메라가 정교한 색감 정보와 도로 표시 같은 의미 있는 정보를 전달하지만, 역광이나 날씨가 좋지 않은 환경, 어두운 조건에서는 성능이 급속도로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수밀리미터 단위의 3차원 구조를 포착하는 라이다와, 안개나 집중호우를 뚫고 움직임의 속도를 감지하는 레이더가 서로를 보완하면서 작동해야만 진정한 안전성의 이중화가 달성된다고 설명했다.

입력과 출력을 하나의 대형 AI 모델에 맡기는 순수한 엔드투엔드(E2E) 방식, 즉 블랙박스 구조가 지닌 위험성도 언급했다. 웨이모도 AI를 쓰지만, 자동차가 제어 신호를 보낼 때 그 결정 근거를 알 수 없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물리적 원리와 교통 규칙을 계속해서 점검하는 '웨이모 크리틱(Waymo Critic)'이라 부르는 별도의 AI 안전 체계를 운용한다고 전했다.

더불어 운전자가 탑승한 상태에서 운전을 보조하는 레벨 2 기능을 계속 개선하는 것만으로는 완전한 레벨 4 자율주행에 닿을 수 없다고 못을 박았다. 인간 운전자가 타고 있을 때 운전을 돕는 보조 시스템과 차가 모든 운전 책임을 혼자서 지는 완전 무인 시스템 사이에는 기술 면에서 넘기 어려운 간격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웨이모의 이번 발언을 자율주행 로봇택시 실용화를 두고 벌어지는 웨이모와 테슬라의 주도권 싸움이 기술 철학의 논쟁 수준으로 심화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최근 테슬라와 웨이모가 라스베이거스에서 대규모 로봇택시 운행을 승인받으면서 본격적인 상용화 경쟁의 입구에 선 상황에서, 시장 패권을 차지하려는 두 회사 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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