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는 오픈소스 AI 플랫폼인 허깅페이스를 인수하기 위해 129억달러(약 17조 2000억원)라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 이유를 설명했다. 경쟁 기업들과의 치열한 입찰 전투에서 승리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규모의 자본을 쏟아붓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황 회장은 지난 4일 CNBC와의 인터뷰 중 130억달러에 달하는 기업가치 평가에 대해 "경쟁 입찰자들을 제압하고 이 거래를 체결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액수였다"고 언급했다.

이번 인수금액은 지난해 12월 반도체 기업 그로크(Groq)의 자산 200억달러 규모 인수에 이어 엔비디아가 지금까지 추진한 인수·합병 거래 중 규모로는 두 번째다.

허깅페이스는 엔비디아 외에도 여러 잠재적 인수자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위해 투자은행들과 손을 잡고 여러 매수 제안을 검토해왔다는 보도도 있었다. 허깅페이스의 기존 투자자 명단에는 엔비디아뿐 아니라 구글, 세일즈포스 같은 대형 기업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거래를 엔비디아가 경쟁사에게 오픈소스 AI 생태계의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전략적 방어'로 해석하고 있다. 허깅페이스는 1800만 명을 넘는 개발자와 300만 개 이상의 AI 모델, 50만 개 이상의 데이터셋이 모여 있는 AI 개발의 가장 중요한 허브다.

만약 구글 같은 다른 대형 기술 기업이 허깅페이스를 먼저 손에 넣었다면, 오픈소스 생태계의 리더십을 장악하고 자신들의 인프라를 중심으로 시장을 주도함으로써 엔비디아의 지위를 크게 위협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허깅페이스 인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직접적인 이득도 상당하다. 황 회장은 엔비디아 사업의 절반이 "사실상 오픈소스 모델에 의해 추동된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개발자들이 주로 어떤 AI 모델과 데이터셋, 아키텍처를 사용하는지에 대한 시장 동향을 언론에 공개되기 몇 주 전부터 미리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차세대 AI 칩 개발과 소프트웨어 최적화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번 인수를 계기로 엔비디아가 AI 스타트업과 기술 기업에 투자한 총 자산 규모도 1000억달러에 임박해 있다. 1년 전 70억 달러 수준이었던 엔비디아의 지분 투자 포트폴리오는 최근 990억달러(약 132조원) 규모로 급속도로 팽창했다.

엔비디아는 단순한 반도체 공급업체의 경계를 벗어나 막대한 자본력과 글로벌 개발자 플랫폼을 동시에 장악한 거대 AI 생태계의 중심 축으로 자리를 재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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