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6일 미국 증시에서 고용지표 발표로 금리가 오르자 대형 성장주는 하락했다. 그런데 한 섹터는 달랐다. SK하이닉스 ADR이 8.14% 올랐고, 마이크론은 6.1% 상승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3.38% 올랐다. 같은 날 서울 시장도 MSCI 한국 ETF가 4.6% 오르면서 반도체 랠리의 신호탄이 올랐다.

금리가 오르는데 반도체주만 상승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9월부터 시작되는 이 상승장이 정말 오는 건가.

관세 협상 우려 속, 9월부터 2차 랠리 신호

반도체 관세 협상이 진행 중이다. 미국 상무부에서는 반도체에 대해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시장은 충격을 받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밀렸고,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매도 공포가 번졌다.

하지만 업계 분석가들은 실제 부과 가능성을 낮게 본다. 역사가 그렇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이 전자제품에 15% 관세, 철강에 25% 관세를 부과했을 때 파생 상품까지 포함하면 최대 25%까지 올랐다. 그런데 결국 누가 관세를 부담했나.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구글 같은 대형 기업들이 수입사 입장에서 관세를 대부분 떠안게 되자 미국 업체들의 불만이 높아졌고, 결국 트럼프 정부는 관세를 낮추는 쪽으로 선회했다. 반도체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실제로 미국 정부가 취할 가능성이 높은 방식은 다르다. 100% 관세를 공언하되, 5년간 미국 내 공장을 짓거나 의사 표시를 하면 유예하는 식의 정책 수단이다. 심리전일 수 있다는 뜻이다.

심리적 충격 이후 본격 상승이 온다는 게 시장의 읽음이다. 반도체 분석가들은 9월 초~중순, 늦어도 10월에는 상승의 가시성이 보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리고 정점은 12월로 본다.

여기에 AI 수요가 더해졌다. 9월 4일 OpenAI가 GPT-6 '아스트라'를 공개했다. 에이전트 AI(AGI)라 불리는 이 기술은 검색과 프로그램 실행 능력을 강화했다. AI가 수행할 수 있는 업무 범위가 늘어나고 연산 시간이 증가한다는 의미다.

연산 증가는 곧 메모리·스토리지 수요 확대로 이어진다. 결국 반도체 기업들의 설비 투자가 불가피해진다. 삼성전자의 HBM4(고대역폭 메모리)가 최초로 양산에 들어갔고, 엔비디아도 삼성 HBM4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것이 9월부터의 2차 랠리를 뒷받침하는 실질적 근거다.

중동 지정학 리스크, 휘발유·경유 가격 상승 신호

그런데 또 다른 변수가 있다. 중동이다.

지난해 6월 12일부터 24일까지 이란과 이스라엘의 '12일 전쟁'이 끝난 후 이스라엘은 새로운 위협을 인식했다고 보도되고 있다. 그게 바로 튀르키예다.

튀르키예는 NATO 회원국이지만 전통적으로 EU 가입을 추진해왔다. 그런데 EU는 튀르키예의 이슬람 중심 체제와 9천만 명 규모의 인구를 우려해 가입을 거부해왔다. 결국 에르도안 대통령은 포기하고 중동에서 튀르키예의 과거 영광을 되살리는 전략으로 전환했다.

시리아가 그 대표적 예다. 튀르키예의 지원으로 시리아 정권이 바뀌면서 시리아는 사실상 튀르키예의 위성국가가 됐다. 이스라엘의 입장에서는 위협이다. 지리적으로 모두 인접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튀르키예 고위층에서 나온 발언이 이스라엘의 신경을 곤두세웠다. "다마스쿠스에서 예배한 뒤 예루살렘에서도 예배할 것"이라는 표현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국민 입장에서는 영토 침략의 신호로 읽힐 수밖에 없다.

중동 정세가 불안정해지면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현실화된다. 만약 그렇게 되면 글로벌 유가가 급등한다. 한국은 에너지 수입국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 휘발유 가격이 2,500원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인프라 투자 기회, 원전과 LNG가 뜬다

트럼프 정부는 미국 내 LNG 프로젝트 추진을 강화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러시아의 알래스카 가스전 프로젝트를 다시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기술적·환경적 난제가 많지만, 미국 기업들의 이익이 직결되면서 추진력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원전도 주요 에너지 솔루션으로 부각되고 있다. 다만 한국형 원전을 할지, 미국형을 할지, 혹은 SMR(소형 모듈형 원전)을 할지는 협상 중이다.

이 과정에서 수혜를 입을 기업들은 명확하다. 첫째, 대형 건설사다. 원전과 LNG 프로젝트 모두 대규모 건설이 필요하다. 둘째, 원전·LNG 관련 부품·설비 업체다. 배관 부품, 피팅 같은 부재료를 공급하는 회사들이 직접 수혜를 받을 수 있다. 셋째, 플랜트 운영 경험이 있는 회사들도 관심 대상이다.

추가로 북한 관련 종전(전쟁 종료) 시나리오도 시장에 변수다. 만약 한반도 평화 합의가 현실화되면 인프라 재건 수요가 급증할 것이고, 이때 건설사와 플랜트 기업들의 역할이 매우 커질 수 있다.

결론

9월의 증시는 세 갈래 길목에 서 있다. 하나는 반도체의 2차 랠리 신호(9월~12월), 둘은 중동 지정학 리스크(호르무즈 해협 리스크), 셋은 미국 인프라 투자 기회(원전·LNG)다.

독자가 확인할 포인트:
- 반도체: 9월 중순 실적 발표와 관세 협상 진전 상황을 주시하라. 12월까지의 로드맵이 맞는지 검증해야 한다.
- 중동: 중동 뉴스 헤드라인을 따라가되, 호르무즈 해협 관련 변수를 추적하라. 유가 급등이 올 경우 소비재 기업들의 원가 상승 우려도 함께 봐야 한다.
- 정책: 미국 정부의 LNG·원전 협상 진전 속도를 따르고, 관련 주요 기업들의 발표나 공시를 놓치지 말자. 실적 가시성이 높은 기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점검하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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