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컴 실적과 AI 투자 확대로 메모리 쇼티지 재확인

반도체 업체 브로드컴이 어제 발표한 실적에서 AI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고 있음이 다시 한 번 확인되었다. 메모리 부족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장기공급계약(LTA)도 계속 체결되고 있다. 실제로 8월 반도체 수출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메모리 칩의 스팟 시장 가격도 계속 상승 중이다. 업계 분석가는 온디바이스 AI, 로봇, 자율주행 기술이 본격화하면서 메모리 수요가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진단했다. 특히 GPU 성능이 높아질수록 HBM(고대역폭 메모리)의 사용량이 늘어나고, 이는 레거시 반도체(기본 디램)의 공급 부족을 더 심화시키고 있다.

가격 상승 확정인데 왜 주가는 폭락할까? 신뢰도 상실의 실체

놀랍게도 메모리 가격이 계속 오르고 쇼티지가 심화되는 와중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그 원인을 실적 전망에 대한 신뢰 상실로 진단했다. 증권사들의 목표가가 상향과 하향으로 엇갈리면서 투자자들이 방향성을 잃은 상태다. 일부 증권사는 피크아웃(고점 도달) 우려를 이유로 목표가를 현재 주가 아래로 책정하고 있다.

문제는 더 깊다. 메모리 가격 인상을 완전히 제품 가격에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엔비디아 같은 주요 고객사들이 마진율 전망을 낮추면서, 이것이 결국 반도체 업체들의 수익성 제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중국의 메모리 칩 업체들(창신메모리 등)이 추격 속도를 높이면서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 우위가 축소될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알테오젠 4조 기술 수출도 폭락한 이유: 심각한 시장 심리 악화

바이오기업 알테오젠이 어제 4조 4천억 원 규모의 기술 수출(노바티스와의 계약)을 발표했다. 이는 국내 역대 최대 규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오히려 하락했다. 한미약품의 신약 승인, 두산퓨얼셀의 호재 등 여러 굵직한 공시들이 모두 매도로 처리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실적 악화가 아니라 시장 전체의 투자 심리 악화를 반영한다.

거래대금이 급격히 줄어든 상태에서 악재에는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호재는 외면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투자자 참여도 감소하면서 차익실현을 노리는 매도 주문이 극소수의 참여자들에 의해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거래대금 악화 속 신용 레버리지 폭탄: 장중 급락의 실체

어제 장중 오후 2시경 코스피는 급락했다. 지수는 반 정도만 회복했고, 코스닥은 여전히 약세를 보였다. 이때 기관 투자자들의 대량 매도가 관찰되었다. 더 심각한 것은 신용 거래량이다.

  • 신용 정고(신용거래 잔액): 33조 원대로 상승
  • 신용 예탁금: 100조 원대
  • 여유도: 약 33%

이에 레버리지 ETF까지 합치면 시장 전체 레버리지 자금이 40조 원대에 달한다. 이는 거래대금 100조 원에 대해 40%에 달하는 초과 상태다. 작은 악재에도 매도가 매도를 부르는 악순환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장 마감 후에도 계속 떨어진다는 것은 외국인과 기관이 선제적으로 포지션을 줄이고 있다는 신호다.

2028년까지 메모리 쇼티지 지속 전망, 삼성·SK의 대규모 투자 본격화

시장의 불안감과는 별개로 업계 펀더멘탈은 긍정적이다. 메모리 쇼티지는 2028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용인 메가 클러스터 투자 일정을 2년 앞당기고 있다.

  • 삼성전자: 2조 6,500억 원 투자 (수도권 2조 3천억, 호남권 4,250억, 충청권 560억)
  • SK하이닉스: 2조 1천억 원 투자 (수도권 6천억, 호남권 4천억, 충청권 1천억)
  • 총 투자: 4조 7,500억 원

2027년부터 레거시 반도체 양산이 시작되고, 2028년에 본격적으로 증설이 완료되면 쇼티지 해소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그전까지는 가격 상승 사이클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순환매의 변화: 반도체에서 조선·석유화학·은행주로

시장이 반도체에 대한 관심을 줄이면서 자금이 다른 섹터로 이동하고 있다.

  • 조선주: 삼성중공업 등이 9% 이상 상승
  • 석유화학: 롯데케미칼 등이 6~8% 상승, 성광밸브·태광·하송밸브 등 피팅 회사들도 반응
  • 은행주: KB금융이 5% 이상 상승, 금리 인상 우려 시 대피 수단으로 활용

미국이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에너지 투자 관련주들이 기대감으로 움직이고 있다. 다만 아직 구체적 진행 시점이 불명확한 상태다.

결론

메모리 부족과 가격 상승이라는 호재가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실적과 목표가를 더 이상 신뢰하지 않는 상태다. 둘째, 거래대금 악화와 과도한 신용 레버리지로 시장이 극도로 불안정해졌다.

다음 단계: (1) 신용 거래량이 정상화될 때까지 과도한 포지션 크기는 피할 것 (2) 반도체 쇼티지가 2028년까지 지속된다는 전망에 근거해 중장기 관점에서 접근할 것 (3) 장중 급락 구간에서 분할 매수하는 전략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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