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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 금융거래의 공백, 최대 2개월에서 하루로

어머니 사망 후 명의 계좌에서 705만원을 인출한 아들의 사례처럼, 그동안 고인 계좌를 통한 무단 거래가 적발되는 데까지 최장 2개월이 소요됐다. 사망신고 기한이 사망일로부터 1개월이고, 금융회사가 사망자 정보를 확인하는 데 또 1개월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비밀번호를 아는 유족이 모바일뱅킹과 ATM을 통해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허점이 존재했다.

금융위원회와 행정안전부, 금융감독원, 한국신용정보원은 9월 11일부터 사망자 명의 금융거래 신속차단 시스템을 전면 가동한다고 6일 발표했다. 새 시스템은 사망자 정보를 신용정보원을 거쳐 매일 한 차례 금융권에 전달해, 사망신고 다음 날부터 모든 금융거래를 자동으로 차단한다.

기존 시스템의 한계와 법적 교훈

앞서 언급한 A씨 사건은 2022년 발생했으나, 그사이에도 유사 사건이 반복됐다. 형이 사망한 지 일주일 뒤 고인의 스마트폰으로 은행 앱에 접속해 비대면 실명확인까지 거쳐 300만원을 대출받은 B씨 사건도 있었다. 법원은 컴퓨터 등 사용사기죄를 적용해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문제는 개별 금융회사가 행정안전부의 사망자 정보를 신용정보원을 통해 월 1회씩만 받았고, 일부 금융회사에만 정보가 전달됐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은행·카드사·증권사·보험사·저축은행 등 금융권 전체가 동일한 기준으로 사망자를 식별하기 어려웠다.

9월 11일부터 무엇이 달라지는가

적용 범위의 확대

새 시스템은 은행뿐 아니라 보험사, 카드사, 증권사, 저축은행, 상호금융(신협·새마을금고) 등 전체 금융권 4890개사가 참여한다. 모든 금융회사가 하루 한 차례 업데이트되는 사망자 정보를 공유하므로, 이전의 지역별·기관별 편차가 사라진다.

차단 대상의 확대

  • 예금 인출 및 대출 실행
  • 신용카드 결제
  • 주식 및 채권 거래
  • 모바일뱅킹과 ATM을 통한 모든 원격 거래

비대면 거래는 물론 직접 영업점을 방문하더라도 자동으로 거래가 거절된다.

차단 속도

사망신고가 이뤄진 다음 날부터 즉시 차단되므로, 기존의 최대 2개월 공백이 사라진다.

예외 사항과 실무 대응

다만 고인 명의 계좌로 돈을 입금하는 것은 허용된다. 의료비나 장례비 인출이 필요한 경우, 관련 증빙 서류(진단서, 계산서, 영수증 등)를 제출하면 금융회사의 심사 절차를 거쳐 예외 인출이 가능하다. 이는 유족이 고인의 의료비 정산이나 장례 경비를 처리해야 하는 현실을 반영한 조치다.

유가족은 더 이상 금융거래 정지를 별도로 신청할 필요가 없다. 행정안전부의 사망신고 정보가 자동으로 신용정보원을 거쳐 금융회사에 전달되므로, 행정 번거로움이 크게 줄어든다.

시사점: 선제적 규제와 유족 보호의 균형

이 시스템은 사후 적발에만 의존하던 기존 방식을 선제적 차단으로 전환한 정책 전환이다. 고인 계좌를 무단으로 사용하려는 행동을 원천적으로 막으면서, 동시에 정당한 유족의 필요를 존중하는 구조를 목표로 한다.

금융권 전체가 매일 사망자 정보를 공유하는 연계 체계 구축은 개별 금융회사의 기술 격차를 해소하고, 도시와 지역 간 정보 접근성 차이도 제거한다. 결과적으로 고인 명의 계좌를 통한 사기, 횡령, 컴퓨터 사용사기 같은 범죄 발생을 크게 낮춘다.

다만 유족 입장에서는 고인이 남긴 금융자산에 접근하는 절차가 더 까다로워질 수 있다. 증빙 서류를 준비하고 각 금융회사별로 개별 신청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발생한다. 이 과정이 얼마나 신속하고 투명하게 진행되는지는 향후 실무 운영 품질에 달려 있다.

경제적으로는 고인 계좌의 돈이 더 빨리 정지되므로, 이를 회피하려는 거래 행동이 사망신고 직후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9월 11일 시행 직전 며칠간 금융거래 증가를 감시하는 것도 실제 운영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결론

9월 11일부터 시행되는 사망자 금융거래 신속차단 시스템은 금융권 전체가 사망자 정보를 실시간에 가까이 공유하는 첫 사례다. 기존의 최대 2개월 공백을 하루로 단축함으로써 무단 거래를 원천 차단한다.

유족이 취할 수 있는 준비:

  • 고인의 금융자산(예금, 대출, 투자) 목록을 미리 정리해두기
  • 의료비나 장례비 인출이 필요한 경우 필요한 증빙 서류 사전 준비
  • 각 금융회사의 예외 인출 절차 미리 확인 (금융회사별로 세부 운영 기준이 다를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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