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산업의 급속한 성장에 따라 데이터센터와 컴퓨팅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폭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컴퓨팅 공급이 AI 수요를 충족시키기는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의 주요 네오클라우드 파트너인 아이렌의 다니엘 로버츠 공동 CEO는 현재의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과거의 일반적인 투자 사이클과는 완전히 다른 특성을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로버츠 CEO는 지난 7일 파이낸셜타임스와의 면담에서 "공급이 수요를 앞서갈 가능성을 생각하기조차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일반 산업에서는 생산 능력을 확충하면 기존의 미충족 수요가 해결되지만, AI 산업은 다릅니다. 컴퓨팅 공급이 늘어날수록 오히려 새로운 수요가 계속해서 생겨나는 구조라는 설명입니다.

특히 AI 모델의 처리 속도 개선과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AI 에이전트의 확대로 인해 컴퓨팅 자원 소비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로버츠 CEO에 따르면 새로운 컴퓨팅 공급 1단위가 기존 수요를 충족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그것의 배수에 해당하는 추가 수요를 창출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고 합니다.

물리적 현실도 공급 확대의 제약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데이터센터 건설에는 막대한 전력과 수자원, 부지가 필수적이며, 특히 미국에서는 지역 전력망과 수자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지역사회의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아이렌은 2027년 6월까지 AI 인프라에 최대 300억 달러(약 40조원)를 투자할 예정입니다.

엔비디아와의 협력은 아이렌의 성장에 중대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5년간 34억 달러(약 4조 5000억원) 규모의 컴퓨팅 용량 임차 계약을 체결했으며, 최대 60만 개의 GPU를 공급받는 과정에서 주당 70달러에 최대 21억 달러(약 2조 8000억원) 규모의 아이렌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권리도 획득했습니다.

아이렌은 2018년 비트코인 채굴 회사인 아이리스 에너지로 시작했으나, 암호화폐 시장의 위기 이후 사업 방향을 전환하여 AI 인프라 기업으로 탈바꿈했습니다. 현재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퍼플렉시티 등을 주요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으며, 엔비디아의 주요 네오클라우드 파트너로 떠올랐습니다.

회사의 기업 가치는 급격히 상승했습니다. 2022년 말 약 6000만 달러에 불과했던 시가총액이 현재 약 170억 달러(약 22조원)에 도달했습니다. 아이렌은 토지와 데이터센터부터 GPU와 소프트웨어에 이르기까지 전체 인프라 스택을 직접 소유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 1년간 전환사채, GPU를 담보로 한 금융, 고객의 선금, 주식 발행 등을 통해 약 190억 달러(약 25조원)를 조달했습니다. 이 자금의 상당 부분은 엔비디아 GPU 구입과 데이터센터 건설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AI 인프라 기업이 직면한 위험도 존재합니다. AI에 대한 수요가 예상을 밑돌거나 공급이 수요를 초과할 경우, 높은 부채, 고객 집중도, 가치 하락의 위험이 있는 GPU 자산 등이 부담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로버츠 CEO는 AI 성능의 지속적인 향상과 에이전트의 확산이 계속해서 새로운 컴퓨팅 수요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의 데이터센터 투자 붐이 과거와 같은 전형적인 과잉 공급 사이클로 끝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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