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앤트로픽이 지난 10일 공개한 9월 위협 인텔리전스 보고서 이후, 단순한 모델 무단 복제를 넘어 '중국 내 민감한 안보 및 기업 데이터의 대규모 해외 유출' 문제가 본격적으로 수면 위에 떠올랐다. 이에 따라 파장은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테크 분석매체 딜룸, 보안 전문매체 더해커뉴스, 알파매치 등은 문샷 AI의 키미 서비스가 사용자의 요청을 앤트로픽의 클로드 오퍼스로 은폐하면서 전송하는 과정에서 데이터가 노출된 사건을 상세히 분석했다.
가장 주목할 점은 문샷 AI가 자신의 서비스 능력을 드러내고 복잡한 질문에 대한 성과를 부풀리기 위해, 사용자가 제기한 어려운 질문이나 고도의 추론이 필요한 요청을 키미 모델이 아닌 클로드 오퍼스로 실시간에 돌려 처리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무단 API 우회 과정에서 중국 인민해방군(PLA)과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용자가 요청한 청두 지역의 CCTV 영상 정보와 중국 국유기업 기술진이 입력한 유명 IT 업체의 보안 자격증명 같은 민감한 정보들이 앤트로픽의 서버 로그에 실시간으로 저장됐음이 드러났다.
딜룸은 문샷 AI의 행위를 자세히 분석하면서 "단순한 학습용 데이터 수집을 벗어나 실제 운영 중인 서비스에서 경쟁사 모델로 직접 돌려버린 전례 없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문샷 AI가 매출 성장세를 가파르게 이어가고 있는 시점에서 이번 무단 우회와 해외로의 데이터 이전 의혹이 중대한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알파매치도 이를 단순한 지식재산권 침해가 아니라 "모델의 출처를 명시하지 않고 사용자 데이터를 무단으로 유출한 데이터 프라이버시 스캔들"로 규정했다.
업계 관계자들과 글로벌 AI 커뮤니티는 중국이 직면한 안보 위험을 넘어 문샷 AI 자체의 존립 위기까지 논하고 있다.
레딧과 X에서는 "중국 사용자들이 자국 AI를 신뢰하고 입력한 국방·산업 기밀들이 미국의 대형 기술기업 데이터베이스에 그대로 저장되었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
특히 중국이 국가 안보와 데이터 주권 보호를 위해 시행 중인 데이터보안법(DSL)과 개인정보보호법(PIPL)에 대한 심각한 위반이 발생했을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데이터보안법은 국가 안보와 밀접한 중요 데이터의 승인 없는 해외 이전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법도 본인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해외로 보낼 경우 회사 매출에 비례하는 과징금과 함께 업무 중단, 임직원의 형사 책임까지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 사이버공간관리국(CAC)이 문샷 AI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하고 서비스 허가를 취소하는 등 최고 수준의 행정 조치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자신의 모델 성능을 부풀리려는 무단 API 우회가 단순한 지식재산권 침해를 넘어 국가 차원의 심각한 보안 공백과 대규모 정보 유출로까지 번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앞으로 AI 모델의 출처에 대한 투명성 검증과 국가 간 데이터 이동에 대한 규제가 획기적으로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업계에서 힘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