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7,000선 회복, 지수보다 중요한 건 상승의 지속성이다
10월 2일 코스피는 장중 6,920선까지 밀렸다가 반등해 7,000선을 회복했다. 장중 고점은 7,200선을 웃돌았고, 종가는 0.35% 오른 7,000선 부근이었다. 코스닥은 장중 903선까지 올랐지만 900선을 지키지 못하고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수치만 보면 상승 폭은 크지 않다. 그러나 미국 10년물 금리가 5.3%대까지 오른 상황에서도 국내 증시가 버텼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전문가들은 이를 금리 부담에 대한 시장의 내성이 커진 신호로 해석했다. 다만 금리 수준이 높아진다고 모든 업종이 함께 오르는 장세가 펼쳐지는 것은 아니다. 상승 종목과 약세 종목의 차이가 커지는 순환매가 이어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외국인이 매도하는 동안 기관은 양 시장에서 매수에 나섰다. 코스피에서는 상승 종목이 하락 종목보다 많았고, 코스닥도 장중 900선을 넘었다. 이런 흐름은 지수의 숫자만으로 시장을 판단하기보다 수급과 업종별 움직임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금리 상승의 배경에 따라 증시 부담도 달라진다
금리는 하나의 원인으로만 움직이지 않는다. 한 증권사 전략 전문가는 미국 금리 상승 요인을 실질 단기 금리, 인플레이션 기대, 장기 금리의 기간 프리미엄으로 나눠 설명했다. 실질 단기 금리는 실물 경기와 연결되고, 인플레이션 기대에는 유가가 영향을 주며, 기간 프리미엄은 재정 지출과 관련된다는 분석이다.
해당 전문가는 연초 이후 금리 상승분 가운데 상당 부분이 실질 단기 금리에서 비롯됐다고 진단했다. AI 투자가 경기를 뒷받침하면서 금리가 올랐다면, 주식시장은 이를 기업 투자와 성장의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 반면 앞으로 금리가 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우려나 재정 부담 때문에 더 오르면 시장 충격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환율도 함께 봐야 한다. 원화 환율이 1,350원까지 내려온 뒤, 금리와 환율 부담을 동시에 견딜 기업이 어디인지가 투자 판단의 기준으로 거론됐다. 전문가는 국내 기업을 주요 매출처로 둬 환율이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은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을 주목했다. 다만 이는 업종 전반의 상승을 보장하는 전망이 아니다. 금리와 환율에 대한 민감도, 실제 투자와 실적의 연결 여부를 종목별로 살피라는 취지다.
거래대금 위축은 심리의 신호이자 반등 가능성의 단서다
한 증권사 전문가는 코스피 거래대금이 시가총액 대비 11%까지 낮아진 점에 주목했다. 거래대금은 투자 심리를 반영하는 지표로, 최근에는 투자자들이 주식 매매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분위기가 나타난다는 해석이다.
같은 전문가는 월간 거래대금이 3개월 연속 감소한 사례를 살펴보면, 과거 27번 가운데 20번은 이후 반등했고 4개월 연속 감소 뒤에는 6번, 5개월 연속 감소 뒤에는 1번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과거 사례의 횟수만으로 이번 시장의 방향을 단정할 수는 없다. 당시와 현재의 시장 규모, 투자자 구성, 거래대금의 절대 규모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자사주 매입이 이어지는 동안 수급을 받쳐주는 힘이 있었지만, 그 흐름이 약해질 경우 거래대금이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따라서 거래대금이 늘어나는지뿐 아니라, 증가분이 어떤 업종과 종목에 집중되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거래가 살아나도 일부 테마에만 쏠린다면 시장 전체의 회복으로 보기 어렵다.
HBM 적층 경쟁, 수율을 좌우하는 후공정 테스트
AI 반도체 경쟁의 관심은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적층뿐 아니라 후공정 테스트로도 넓어지고 있다. HBM은 여러 개의 메모리 다이를 쌓아 데이터 처리 성능을 높이는 제품이다. 이 과정에서 수율, 즉 투입한 제품 중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제품의 비율을 확보하는 일이 중요하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적층 구조가 복잡해질수록 완성 단계의 검사와 테스트 역량도 중요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테스트가 제대로 이뤄져야 불량을 걸러내고 양산 품질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련 기업을 살펴볼 때는 ‘HBM 수혜’라는 이름만으로 판단하기보다, 실제 공정에서 어떤 테스트를 담당하는지와 고객사 투자에 얼마나 연결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양자내성암호, 블록체인 보안의 장기 과제
양자 컴퓨터의 발전에 대비해 양자내성암호(PQC) 도입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PQC는 양자 컴퓨터의 연산으로도 풀기 어렵도록 설계된 암호 기술을 뜻한다. 특히 디지털 자산의 거래 서명과 지갑 보안이 약화될 경우 결제와 정산 인프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카이아, BTQ, 라인넥스트는 블록체인에 양자 보안을 도입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구상은 거래가 이뤄지는 블록체인 기초 단계에 보안을 적용하고, 보안 기술과 지갑 서비스를 결합하는 구조다. 개별 앱이나 지갑의 보안에 그치지 않고 기반 레이어에서 보호 수준을 높이려는 접근이다.
다만 업무협약은 기술 도입의 출발점이다. 실제 안전성은 적용되는 암호 알고리즘과 구현 방식, 서비스 운영 과정에서 확인해야 한다. 양자 보안 관련 발표를 평가할 때도 ‘협력’과 ‘상용 적용’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투자 판단을 위한 다음 단계
이번 시장은 금리 부담 속에서도 지수를 회복했지만, 업종별 차별화와 거래대금 위축이라는 과제가 남아 있다. HBM 후공정과 양자 보안은 각각 반도체 공정 경쟁력, 디지털 자산 인프라의 장기 과제를 보여준다.
- 코스피 지수와 함께 외국인·기관 수급, 상승 종목 수, 거래대금 흐름을 확인한다.
- 관심 종목이 금리와 환율 변화에 얼마나 민감한지, 실제 투자와 매출로 연결되는지 점검한다.
- 테마성 발표는 업무협약·기술 개발·상용 적용 단계를 나눠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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