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금리 5%대에도 AI 열기 지속…상승 종목은 소수
미국 고용 둔화 소식에 증시는 올랐지만, 장기금리는 다시 뛰었다. 9월 비농업 고용자 수는 2만 9,000명 증가해 예상치 9만 명을 밑돌았고, 7월과 8월 수치도 합계 6만 명 하향 조정됐다. 실업률은 4.1%에서 4.2%로 올랐다. 발표 직후 하락한 미국 10년물 금리는 5.16%에서 5.28%로 반등했다.
이 흐름을 곧바로 경기 침체 신호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한 시장 전문가는 AI 산업의 변화가 고용에 영향을 주고 있어 지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가계 조사 취업자 수는 40만 6,000명 늘어 대규모 해고로 보기 어렵다는 해석도 나왔다. 고용 숫자 하나보다 장기금리가 안정되는지, 금리 상승이 성장주에 주는 부담이 줄어드는지를 함께 살펴야 하는 이유다.
지수 상승도 시장 전체의 강세를 뜻하지 않는다. 나스닥100에서 신고가를 기록한 종목은 서너 개에 그친 반면 신저가 종목이 더 많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AI 대형주가 지수를 끌어올려도 다른 종목은 소외될 수 있다는 뜻이다. 반도체 안에서도 AI 서버와 광통신은 강세를 보였지만 저장장치 종목은 약했다. 지수보다 상승을 이끈 종목과 업종의 폭을 확인하는 편이 시장의 온도를 파악하는 데 유용하다.
반도체 다음의 후보, ESS는 흑자 전환 여부가 관건
전기차 수요 둔화로 압박받던 2차전지 업종에서는 AI 데이터센터용 ESS가 회복의 실마리로 거론된다. ESS는 전력을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공급하는 에너지저장장치다. 업계에서는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배터리 시장의 새 수요처가 될 수 있다고 본다.
한 투자 전문가는 2026년을 업황 회복의 해로, 2027년 이후를 본격 성장 가능성이 커지는 시기로 내다봤다. 다만 회복 기대만으로 실적 개선이 확인된 것은 아니다. 올해 상반기에는 적자 폭이 줄었지만 여전히 적자였고, 3분기와 4분기에 흑자 전환을 보여주는지가 중요한 분기점으로 제시됐다. 중국 업체와의 경쟁도 주요 변수다.
따라서 ESS 관련 기업을 살필 때는 장기 성장 전망뿐 아니라 실제 흑자 전환 여부와 적자 축소의 지속성을 따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업종 전체에 대한 기대와 개별 기업의 실적을 구분해야 한다.
AI 데이터센터 전력난, 재생에너지와 인허가가 함께 부각
AI 데이터센터 증설은 전력 공급 문제와 맞물려 재생에너지 수요를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데이터센터 건설 과정에서 주민 반발이 발생하는 배경으로 발전소의 소음과 환경 문제가 거론되면서, 지역 수용성을 높일 전력원으로 태양광·풍력 등 청정에너지가 주목받는다는 설명이다.
미국의 재생에너지 정책은 이미 축소된 지원과 추가 변화 가능성을 나눠 봐야 한다. 한 증권 전문가는 전기차 보조금이 폐지되고, 풍력·태양광 지원과 생산세액공제도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중간선거 이후에는 축소된 지원이 일부 회복될 가능성이 시장의 관심사라고 덧붙였다. 다만 선거 결과와 법안 처리 여부는 확정된 사실이 아니다.
전력 인프라 확충을 위한 인허가 법안도 변수다. 관련 법안에는 허가 절차를 단축하고, 발급된 허가를 쉽게 뒤집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소개됐다. 통과될 경우 풍력·태양광뿐 아니라 전력망과 가스 사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재생에너지 투자 판단에서는 발전 설비 수요뿐 아니라 인허가와 주민 수용성이라는 사업 진행 조건도 함께 살펴야 한다.
자동차와 로봇, 기대보다 실적 확인이 먼저
현대차그룹 등 완성차 업체는 로봇과 피지컬 AI 기대에도 주가가 소외된 모습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피지컬 AI는 인공지능이 로봇처럼 실제 환경에서 움직이고 작업하는 분야를 가리킨다. 다만 아직 관련 기대를 실적으로 확인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제시됐다.
자동차 사업은 소비자의 구매와 경기 흐름에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로봇 모멘텀만으로 업종 회복을 단정하기보다 기존 자동차 사업의 실적과 소비 여건을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다른 로봇 기업에 대해서도 향후 실적 전망이 거론됐지만, 전망과 현재 실적은 별개의 판단 항목이다.
결론
이번 이슈의 공통분모는 AI 성장 기대와 이를 뒷받침할 금리·전력·실적의 확인이다. 반도체에서는 상승 종목이 얼마나 넓어지는지, ESS에서는 흑자 전환이 실제로 나타나는지, 재생에너지에서는 인허가와 사업 진행 조건이 개선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 미국 장기금리와 고용 지표를 함께 살펴 성장주 부담이 완화되는지 점검한다.
- ESS 기업의 다음 실적에서 흑자 전환 여부와 적자 축소 추세를 확인한다.
- 재생에너지와 자동차 분야는 정책 기대·수요 전망을 실적 및 인허가 진행 상황과 나눠 검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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