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알트먼 오픈AI CEO는 AI를 활용한 수학 연구에 수억달러 규모의 컴퓨팅 자원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나비에-스토크스 문제의 해법을 찾는 데 한때 약 1000만달러(약 134억원)가 들었지만, AI 성능과 연구 방식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연구 비용이 크게 줄었다는 설명이다. 아직 공개하지 않은 성과도 상당수 있다고 덧붙였으며, 세계적인 메모리 공급 부족과 초지능의 발전 방향에 대해서도 의견을 내놨다.

알트먼 CEO는 29일(현지시간) 공개된 스트라이프 공동 창업자 존 콜리슨의 팟캐스트 '치키 파인트(Cheeky Pint)'에 출연해 오픈AI의 수학 연구 투자 규모와 과학적 발견, AI 인프라 전략 등을 이야기했다.

그는 지난 9월 오픈AI가 해결했다고 발표한 수학의 밀레니엄 난제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의 존재성과 매끄러움 문제'에 들어간 컴퓨팅 비용이 "약 1000만달러, 조금 더 많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AI가 수학적 증명을 생성하고 검증하는 데 막대한 연산 비용이 들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다만 연구 결과는 아직 학계의 최종 공인을 받지 않았다.

이후 모델 성능이 높아지고 여러 AI 에이전트를 함께 활용하는 연구 방식이 개선되면서 다른 수학 연구에 필요한 비용도 크게 감소했다. 그는 "나비에-스토크스 문제를 해결한 지 1년 뒤에 다시 연구한다면 비용을 100분의 1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더 똑똑한 모델과 효율적인 접근 방식이 이를 가능하게 할 것으로 내다봤다.

콜리슨이 지금까지 수학 연구에 수억달러를 쓴 것이냐고 묻자 알트먼은 그렇다고 답했다. 이 비용에는 이미 발표한 연구뿐만 아니라 아직 공개하지 않은 발견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공개된 700여개 증명 외에 추가 성과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물론 있다"고 말했다.

오픈AI는 최근 수학과 컴퓨터과학, 이론물리학 분야에서 AI를 활용한 연구 성과를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지난 9월 나비에-스토크스 문제의 해법을 공개했고, 이달에는 지수 시간 가설(ETH)을 반박하는 알고리즘을 비롯한 새로운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기존 문제의 답을 찾는 데 그치지 않고 AI가 새로운 수학적 증명과 과학적 발견도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AI가 생성한 연구 결과의 공개 방식과 검증 절차를 놓고 수학계에서는 비판이 나왔다. 충분한 설명이나 학계 검토 없이 성과를 연이어 발표하면 연구자들이 검증 부담을 떠안게 되고, 오랫동안 해당 문제를 연구해 온 학자들의 기여가 제대로 인정받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알트먼은 수학자들이 느끼는 상실감에 공감한다고 했다. 새로운 모델이 등장했을 때 오픈AI 직원들이 내부 채널에 각자 어려운 연구 문제를 올렸고, 모델이 문제를 연달아 풀어내는 모습을 보며 크게 흥분했다고 회상했다. 동시에 인간 연구자들이 평생 추구해 온 발견의 의미가 달라지고 있다는 점에서 슬픔도 느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연구를 멈출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인류는 근본적인 과학 지식을 누릴 자격이 있으며, 중요한 과학적 발견을 공개하지 않은 채 보유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수학자들의 상실감을 이해한다면서도 "우주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는 것은 인류 전체에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연구 성과를 사회에 공개하는 동시에 해당 분야 연구자들도 새로운 AI 시대의 혜택을 누릴 방법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AI를 이용한 과학 연구를 이어가면서 기존 학계와 협력할 방안도 모색한다는 설명이다.

이날 알트먼은 AI 연구를 뒷받침하는 컴퓨팅 인프라 문제도 거론했다. 세계적으로 메모리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대용량 RAM을 개인용 컴퓨터에 분산하기보다 데이터센터에서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편이 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

오픈웨이트 AI 모델을 개인 PC에서 실행하면 데이터센터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그는 "전 세계적으로 한정된 DRAM을 각자의 컴퓨터에 쌓아두고 사용 시간의 5%만 활용하는 것은 자원 배분 측면에서 매우 비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급이 심각하게 제한된 환경에서는 클라우드에서 자원 활용률을 최대한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인 PC에서 메모리를 사용하는 것 자체에 반대한다기보다, 부족한 AI 연산 자원을 여러 기기에 분산하는 방식이 효율적인지 문제를 제기한 발언이다. 여기서 5%는 설명을 위해 제시한 수치이며, 전체 PC의 실제 평균 메모리 이용률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메모리 업체들이 생산 능력을 쉽게 늘리지 않는 배경도 설명했다. 과거 대규모 설비투자 뒤 공급 과잉과 수익성 악화가 반복됐던 탓에 DRAM 업체들이 최근 높은 수익에도 생산시설을 공격적으로 확대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오픈AI는 장기적으로 컴퓨팅 비용을 낮추기 위해 자체 AI 칩과 데이터센터 구축에도 투자하고 있다. 알트먼은 AI로 반도체를 설계하고 로봇을 활용해 데이터센터와 관련 설비를 건설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AI 연구뿐 아니라 연산 인프라를 만드는 데도 AI를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미래 초지능의 모습에 관해서는 하나의 압도적인 AI가 모든 지능을 독점하기보다 여러 AI가 협력하고 서로 견제하는 편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IQ가 1조인 AI 하나가 사회에 등장하는 것보다 인간보다 조금 더 똑똑한 AI 1조개가 사회에 참여하는 편을 훨씬 선호한다"고 말했다.

이는 실제로 AI 1조개를 개발하겠다는 계획이 아니라, 초지능을 소수의 시스템에 집중시키기보다 다수의 AI 에이전트가 상호작용하는 구조를 선호한다는 의미다.

인간 사회가 다양한 구성원의 협력과 상호 견제를 바탕으로 안정성을 유지하듯, AI도 여러 에이전트가 서로 견제하는 형태가 더 안전할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AI 에이전트 팀의 협력은 성능 향상은 물론 AI 안전 측면에서도 중요한 연구 방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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