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황: 소비량 기준 3년치 누적된 재고 위기
위스키의 본고장 스코틀랜드가 1980년대 이후 가장 심각한 불황에 직면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숙성 중인 스카치위스키 재고가 10년 전 4억ℓ 미만에서 올해 약 14억ℓ로 3배 이상 급증했다. 이는 현재 소비량 기준으로 약 3년치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재고 부담이 커지자 스코틀랜드의 약 160개 증류소 중 상당수가 생산량을 3분의 1 이상 삭감했다. 구조조정 압력도 고조되고 있다. 자금력이 약한 독립 증류소를 중심으로 최대 4분의 1이 매물로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원인: 예측 실패와 수요 급락의 연쇄
이 위기의 뿌리는 201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업체들이 지속적인 수요 증가를 기대하며 생산을 대폭 늘렸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집에서 칵테일을 즐기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생산 확대는 더욱 가속화되었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인플레이션으로 소비 여력이 급격히 줄면서 수요가 꺾였다. 소비자들은 술 자체를 마시지 않거나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품을 찾기 시작했다.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층이 증가하고, 사람들이 만나는 방식이 온라인 중심으로 변화한 것도 주류 수요를 압박했다.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은 더 심각하다. 2019년 대비 1인당 주류 소비량이 11% 감소한 상태다.
전망: 회복의 가능성과 산업 재편
다만 밝은 신호도 보인다. 올해 상반기 스카치위스키 수출량은 5,000만 상자로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했고, 수출액도 3% 늘었다.
업계가 주목하는 성장시장은 인도다. 지난달 발효된 영국·인도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스카치위스키의 인도 수입관세가 150%에서 75%로 절반 낮아졌으며, 2036년까지 40%로 추가 인하되는 일정이다. 현재 스카치위스키가 인도 위스키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에 불과해 성장 여력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Z세대도 새로운 기회다. 통념과 달리 글로벌 주류시장 조사기관 IWSR 조사에 따르면 15개 주요 시장의 법정 음주연령 이상 Z세대 중 74%가 최근 6개월간 술을 마셨다. 3년 전 66%보다 8%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업계는 과일향과 단맛을 강조한 제품, 캔 칵테일 등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결론
스카치위스키 업계의 현재 위기는 과잉생산과 수요 급감이 겹친 구조적 불황이다. 단기간의 회복은 어렵지만 인도 시장 개방과 젊은 소비층 공략을 통한 장기적 성장 경로는 열려 있다. 업계 관계자라면 재고 정상화 기간 동안 시장 다각화와 제품 혁신에 전력을 집중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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