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기업의 글로벌 야망

"세계 80개국에 진출한 보안 기업을 만들고 싶습니다." 방혁준 쿤텍 대표의 이 발언은 한국 보안 산업이 얼마나 빠르게 국제 무대로 확장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2016년 1월 22일 설립된 쿤텍은 현재 99명의 임직원(9월 기준)을 두고 있으며, 전체 인력의 77%가 연구개발 및 기술지원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기술력을 중심으로 한 조직 구성은 글로벌 경쟁에서 차별화된 솔루션을 만들기 위한 의도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디지털 변환 시대가 요구하는 보안

쿤텍이 주목하는 시장은 명확하다. 방 대표는 2012년부터 미국 등 해외 컨퍼런스를 통해 IoT 시대의 도래를 감지했다. 당시의 판단은 간단하면서도 근본적이었다: IoT와 같은 임베디드 기기는 PC의 약 100배 규모의 수량으로 확산될 것이고, 국방·선박·공장·발전소·정유시설·교통시설 등 전통 산업 영역이 인터넷에 연결되면서 새로운 사이버 보안 위협이 등장할 것이라는 예측이었다. 이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이라 부르며, 이 과정에서 기존의 IT 중심 보안 기술만으로는 대응할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점이 중요하다.

IT와 OT의 경계 붕괴

전통적으로 IT(정보기술)는 소프트웨어와 네트워크 중심이었고, OT(운영기술)는 실제 산업 설비와 기계 제어 중심이었다. 하지만 스마트 팩토리, 자율주행 선박, 스마트 그리드 등이 현실화되면서 두 영역의 경계가 급속도로 허물어지고 있다. 쿤텍이 강조하는 것은 이 통합의 현실성이다.

쿤텍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면 이러한 전략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 소프트웨어 공급망 보안: 오픈소스 라이브러리와 외부 컴포넌트의 취약점 관리
  • 선박보안: 해운산업의 디지털화에 따른 OT 보안
  • OT 보안: 공장·발전소·교통 인프라의 운영 기술 보호
  • 임베디드 가상화 및 보안: IoT 기기 수준에서의 신뢰 구축
  • AI 보안 교육 및 컨설팅: 다음 세대 보안 인력 양성

제품 고도화의 신호

쿤텍이 2021년 출시한 'AEZIZ(이지즈)' 공급망 통합 보안 플랫폼은 올 8월 25일 'AEZIZ 3.0'으로 진화했다. 소스코드, 바이너리, 오픈소스 저장소를 각각 관리하던 방식을 SCA(소프트웨어 구성요소 분석), SCM(소프트웨어 구성 관리), RMS 기반의 단일 플랫폼으로 통합한 것이다. 이는 글로벌 진출 과정에서 고객이 요구하는 통합성과 효율성에 응답하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기술 조직의 자체 순환 구조

쿤텍은 기업부설연구소와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 축적을 넘어, 보안 인력 부족이 심각한 한국에서 자체 양성 체계를 갖추려는 전략이다. 방 대표 자신도 이타텍(2000년)·엠브릿지(2004년)·한컴MDS(2008~2015년)를 거치며 OT·임베디드·신뢰성 컨설팅 분야에서 20년 이상의 현장 경험을 쌓았다. 이러한 기술 경영자의 경험이 조직 문화와 인력 정책에 반영되는 구조다.

결론

쿤텍의 80개국 진출 목표는 한국 보안 산업이 IT 주도 단계를 벗어나 IT·OT 통합 영역으로 확대되는 과정을 상징한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가속화되는 현 시점에서, 전통 산업의 신뢰성과 IT의 연결성을 동시에 다룰 수 있는 기업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단계

  • 고객사 입장: 공급망 보안과 운영 기술 보호를 통합으로 검토하는 시기
  • 정책 입장: 국내 보안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수출 금융·R&D 지원 검토
  • 투자자 입장: IT·OT 융합 보안 분야의 성장성과 기업의 기술력 근거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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