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웨딩 기업이 '맛있는 밥'에 투자하는 이유
결혼식에서 음식의 질이 화제가 되는 일은 드물다. 그런데 웨딩홀 기업 유모멘트는 음식으로 입소문을 내고 있다. '밥펠가모'라는 별칭으로 불릴 정도로 아펠가모 웨딩홀의 음식이 맛있다는 평가가 확산되고 있다. 이는 우연이 아니다.
유모멘트는 전담 R&D 조직 '팀케이(Team K)'를 운영하며 신메뉴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분기마다 각 지점의 조리장들이 모여 같은 메뉴를 조리한 후 블라인드 테스트로 최고 지점을 선정하고, 우수 메뉴는 전사 레시피로 공유된다. 식음료(F&B) 서비스에 이 정도의 체계를 갖춘 웨딩기업은 드물다. 회사 전체 정규직의 절반 이상이 조리 인력이라는 점도 이를 증명한다.
이 전략의 성과는 명확하다. 지난해 유모멘트의 매출은 1095억원으로 설립 이후 처음 1000억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은 156억원으로 전년 대비 28.7% 증가했다. 매년 150만 명 이상의 하객이 유모멘트 웨딩홀을 이용하고 있다.
혼인 시장 회복과 차별화 경쟁의 시대
유모멘트의 성공은 구조적인 시장 변화의 결과다. 혼인 건수의 반등이 먼저 배경이 되었다. 최근 몇 년간 급락하던 혼인 건수가 회복 기조를 보이면서 웨딩 시장 전체가 활성화되고 있다.
동시에 웨딩 시장의 구조가 변하고 있다. 전통적으로는 호텔 웨딩과 동네 예식장의 양극화가 심했다. 하지만 유모멘트는 둘 사이의 '틈새 시장'을 공략했다. 기업형 웨딩 브랜드라는 개념으로 예식 운영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각 분야의 전문 조직을 육성했다. 특히 서울 강남 지역에서 9개 지점 중 7곳을 집중 배치하며 최대 격전지를 장악했다.
음식에 대한 투자는 이 전략의 핵심이다. 호텔만큼 규모있는 서비스로 차별화하되, 동네 예식장보다는 프리미엄을 구현하려는 의도가 반영되어 있다. 음식이 좋으면 결혼식 자체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입소문이 고객 유입으로 이어진다는 계산이 작동하고 있다.
서비스 프리미엄화 추세와 웨딩 산업의 미래
유모멘트의 전략은 더 큰 경제 흐름을 반영한다. 웨딩 산업이 상품에서 경험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신호다. 혼인 건수가 감소하던 시대에는 가격 경쟁이 심했다. 하지만 시장이 회복되면서 고객들은 단순한 '예식장'이 아닌 '좋은 경험'을 찾기 시작했다.
2023년 유모멘트가 도입한 스마트 예약 시스템도 같은 맥락이다. 온·오프라인 가격 정찰제와 실시간 계약·결제 시스템으로 고객의 불편함을 해소했다. 예식 비용의 투명성을 높이고 상담 과정을 개선하는 것도 고객 만족도를 높이려는 시도다.
이는 웨딩 산업뿐 아니라 여러 외식·서비스 프랜차이즈의 방향성과도 맞닿아 있다. 단순한 상품 공급에서 벗어나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기업들이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한정된 시장 파이 속에서 우수한 고객 만족도가 곧 매출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결론
"여기 밥 맛있네"라는 감탄은 웨딩홀의 경쟁 전략 변화를 드러낸다. 혼인 건수 회복, 차별화 경쟁 심화, 서비스 프리미엄화 추세라는 거시 흐름이 만나면서 유모멘트가 음식에 투자하는 경제적 선택이 탄생했다. 유모멘트의 1000억원 매출 달성과 28.7% 영업이익 증가는 이 전략이 시장에서 통한다는 증거다.
웨딩 시장의 회복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차별화 경쟁이 어디까지 심화될지는 여전히 열린 질문이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고객 만족도를 높이려는 구체적인 투자와 운영 시스템이 매출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원칙은 웨딩 산업을 넘어 전체 서비스 산업에 적용되는 경제 법칙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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