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3일 미국 증시에서는 나스닥이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마이크론은 5%, SK하이닉스 ADR은 3.4% 상승했다. 미국과 이란의 대화 재개 움직임에 위험 선호가 살아난 데다 반도체주가 강세를 보였다. 국내 증시도 관련 호재에 힘입어 장 초반 상승했지만, 지수는 상단 매물벽을 넘지 못하고 밀렸다. 반도체 호재가 이어져도 시장 전체의 매수세를 회복시키기에는 부족했다.
미국 반도체 강세에도 국내 증시 ‘전강후약’
국내 시장은 반도체주의 상승으로 출발했지만, 장중 힘이 빠지는 흐름을 보였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휴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수익 실현에 나서고, 개인 투자자의 순매도가 이어진 점에 주목했다. 최근 4거래일 동안 개인 매도가 이어졌으며, 박스권 상단을 돌파할 것이란 확신도 아직 뚜렷하지 않다는 진단이다.
이번 흐름에서 확인할 점은 지수 상승 자체보다 상승이 장 마감까지 유지되는지다. 장 초반 강세만 보고 추격 매수하기보다, 상단 돌파 여부와 거래대금 회복을 함께 살펴야 한다. 코스닥에서는 거래대금이 먼저 회복되는 모습이 있었지만 코스피 수급은 여전히 약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에이전틱 AI가 CPU와 메모리 수요를 넓히나
반도체 강세의 배경에는 에이전틱 AI 기대가 있다. 에이전틱 AI는 사용자의 요청에 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여러 프로그램을 호출해 작업을 이어서 수행하는 인공지능이다. 이런 작업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CPU의 역할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에서는 메타의 AI 비서 ‘뮤즈’가 주목받았고, 인텔과 AMD 주가도 강세를 보였다.
에이전틱 AI가 여러 단계를 반복 수행하면 토큰 사용량이 늘고 메모리 수요도 커질 수 있다. 이에 따라 GPU와 고대역폭 메모리(HBM)에 집중됐던 관심이 CPU와 다른 메모리 제품으로 확장되는 시나리오가 부각됐다. 다만 이는 수요 기대를 바탕으로 한 시장 해석이며, 실제 기업별 실적과 수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 다른 관심 분야는 GDDR7이다. HBM보다 비용 부담이 낮은 고성능 메모리로, 추론 작업에 활용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왔다. SK하이닉스의 GDDR7 관련 기판 공급망 확대 소식에 코리아써키트 등 기판주가 주목받았고, 패키징·테스트 기업에도 관심이 번졌다. HBM 생산에 집중하는 기업이 외부 업체에 패키징과 테스트를 맡길 수 있다는 점에서 하나마이크론과 SFA반도체 등이 관련 종목으로 거론됐다.
반도체 안에서도 실적과 공급망을 따져야
반도체 업종의 강세가 이어져도 모든 관련 종목이 같은 수혜를 받는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GDDR7, HBM, 패키징, 테스트, 기판은 서로 연결돼 있지만 각 기업의 실제 공급 관계와 실적 기여도는 다를 수 있다. 따라서 종목을 살필 때는 테마 이름보다 어떤 제품을 공급하는지, 고객사와 연결고리가 확인되는지를 우선 확인해야 한다.
오픈AI와 앤트로픽이 메모리를 직접 구매할 가능성도 관련 기대를 키웠다. 다만 자료에서 언급된 것은 구매 확대 가능성이다. 이를 확정된 계약이나 매출로 간주하기보다, 후속 발표와 기업 실적에서 확인할 사안으로 보는 편이 타당하다.
현대차 약세와 에너지·양자 테마의 순환
반도체 외에는 현대차와 관련 밸류체인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산 배터리의 미국 시장 진출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북미 시장에서 경쟁이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현대차뿐 아니라 현대모비스, 현대오토에버, HL만도 등 관련 종목도 함께 밀렸다. 시장에서는 자동차 판매뿐 아니라 피지컬 AI 관련 성장 계획과 주주 소통도 향후 관심 요인으로 꼽았다.
에너지 업종에서는 태양광 종목이 반등하는 한편, 원전과 건설 관련주는 대미 투자 프로젝트 기대가 구체화되며 일부 차익 매물이 나오는 흐름이 나타났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핵추진 잠수함과 핵연료 관련 사안이 논의됐다는 소식은 조선과 원전 테마의 관심 재료로 거론됐다.
양자 분야에서는 미국 양자컴퓨팅 기업의 관련 소식에 국내 양자암호 종목이 움직였다. 국내 상장 종목은 양자컴퓨터 개발사보다는 양자암호 분야와 연결된 경우가 많다는 진단이 나왔다. 광통신 분야에서는 코히런트의 통합 광학 플랫폼 공개를 계기로 공급망에 실제 참여하는 기업과 기대감만 반영된 종목을 구분해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결론
이번 장세는 반도체 호재가 살아 있어도 지수 전체의 수급과 추세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줬다. 연휴 이후에는 3분기 실적 확인과 박스권 상단 돌파 여부가 시장의 방향을 가늠할 기준이다.
- 반도체 종목은 AI 기대만 보지 말고 제품군과 공급망 참여 여부를 확인한다.
- 장 초반 급등에 추격하기보다 거래대금과 종가 흐름으로 매수세가 이어지는지 살핀다.
- 현대차·에너지·양자·광통신주는 각 테마의 실제 실적 연결성을 점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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