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마존이 일상 대화를 기억하고 요약해 할 일과 일정까지 정리해 주는 개인용 AI 기기 2종을 공개했다. 손목에 착용하거나 옷에 부착하는 웨어러블 기기와 스마트폰 뒷면에 자석으로 붙이는 소형 기기다. 대화 내용을 사용자가 일일이 기록하지 않아도 중요한 정보를 기억하고, 필요한 작업으로 이어 주는 것이 특징이다.
아마존은 15일(현지시간) 개인용 AI 브랜드 비(Bee)의 신제품 ‘비 프런티어(Bee Frontier)’와 ‘비 이클립스(Bee Eclipse)’를 발표했다.
지난해 비를 인수한 아마존은 이번에 첫 신제품을 선보이며 개인용 AI 기기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비 프런티어는 손목 밴드로 착용하거나 옷에 부착할 수 있는 차세대 AI 웨어러블 기기다. 라벤더, 세이지, 오닉스 세 가지 색상으로 출시된다. IP67 등급의 방수·방진 기능과 USB-C 충전을 지원하고, 배터리는 최대 7일간 지속된다. 주변 소음을 걸러내는 듀얼 마이크도 탑재했다. 가격은 74.99달러(약 10만원)다.
비 이클립스는 신용카드 크기의 얇고 가벼운 기기로, 스마트폰 뒷면에 자석으로 부착해 사용한다. 한 번 충전하면 21일 이상 사용할 수 있다. 실버·미드나이트·허니·블러시 네 가지 색상으로 출시되며, 가격은 99.99달러(약 13만원)다. 제품은 출시를 앞두고 있다.

두 기기는 대화를 분석해 요약과 할 일 목록, 알림, 주요 정보 등을 제공한다. 친구와 여행을 계획하며 정한 날짜와 시간, 회의에서 약속한 후속 작업 등을 기록해 뒀다가 나중에 확인할 수 있다. 강의나 회의, 아이디어 회의 등 상황별 템플릿도 마련돼 있다.
사용자는 전용 모바일 앱이나 새 데스크톱 앱에서 대화 요약을 볼 수 있다. 지메일, 구글 캘린더, 마이크로소프트 아웃룩 등 업무용 앱을 연결하면 대화 내용을 바탕으로 후속 이메일 초안을 작성하고 일정 초대장을 만들거나 실행할 작업을 정리할 수 있다.
아마존의 음성 AI 서비스 ‘알렉사+’와 아마존닷컴도 연동된다. 에코(Echo) 기기에 음성으로 요청하면 대화 요약과 할 일을 확인할 수 있다. 대화에서 언급한 상품을 잊기 전에 아마존 쇼핑 페이지와 비 앱에서 맞춤형 상품 추천을 받을 수도 있다.
파노스 파나이 아마존 디바이스 부문 책임자는 테크크런치 인터뷰에서 “이 기기들은 하루 동안의 대화를 듣는다”며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어떤 할 일이 있었는지, 다른 사람에게 하겠다고 약속한 일이 무엇인지 알려준다”고 설명했다. 사용자가 메모나 알림을 직접 만들 필요를 줄여 “현재 순간에 더 집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개인정보 보호도 주요 설계 요소로 꼽힌다. 두 기기는 ‘비 프라이빗 컴퓨트(Bee Private Compute)’ 보안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다. 오디오를 실시간으로 처리해 분석 결과를 만든 뒤 원본 음성은 삭제한다. 대화 기록은 기기에서 생성하고 관리하는 암호화 키로 보호된다. 사용자가 직접 공유하지 않는 한 아마존을 포함한 다른 사람은 기록에 접근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기기에는 마이크를 켜고 끄는 버튼과 작동 상태를 알리는 표시등이 달려 있다. 사용자는 대화 기록과 요약을 언제든 삭제할 수 있다. 통화 참여자에게는 녹음이 시작될 때마다 동의를 구하도록 안내한다.
기본 제공 기능과 유료 구독 기능은 다르다. 모든 사용자는 추가 비용 없이 대화 요약과 회고 기능, 14일간의 기억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월 11.99달러인 ‘비 프로(Bee Pro)’에 가입하면 무제한 대화 요약, 알렉사+와 아마존닷컴 및 외부 앱 연동, 추천할 일, 일일 기억, 개인용 채팅 도우미, 데스크톱 앱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신규 고객에게는 비 프로 30일 무료 체험이 제공된다.
아마존은 이번 신제품을 통해 사용자가 스마트폰 앱을 직접 열어 명령하는 방식에서 벗어나려 한다. AI가 일상에서 정보를 파악하고 필요한 작업을 먼저 제안하는 ‘주변형 컴퓨팅(ambient computing)’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파나이 책임자는 “사용자가 앱을 요구하는 대신 기기가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이해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AI가 여러 기기와 서비스를 연결하는 지능형 계층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