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직원 10명 가운데 9명은 AI가 2030년까지 노벨상에 견줄 만한 과학적 발견을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같은 전망을 한 미국 일반인은 39%에 그쳤다. AI를 직접 개발하고 업무에 사용하는 사람들과 일반인 사이에 AI 발전 속도와 일자리 영향에 대한 인식 차이가 크다는 조사 결과다.

앤트로픽은 16일(현지시간) 자사 직원과 미국 성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를 비교한 보고서 ‘AI 기대 격차(The AI Expectations Gap)’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앤트로픽 직원 1334명의 응답을 미국 성인 약 1만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와 비교했다.

조사에서 AI가 2030년까지 노벨상에 버금가는 과학적 발견을 할 수 있다고 답한 비율은 앤트로픽 직원 91%, 미국 일반인 39%로 나타났다.

AI가 과학 연구를 설계하고 수행해 논문까지 발표할 수 있게 되는 시점에 대해서도 두 집단의 예상은 크게 달랐다. 앤트로픽 직원의 90%는 2027년까지 가능하다고 봤지만, 일반인은 38%만 같은 전망을 내놨다.

AI가 자신의 업무에서 차지할 몫에 대한 예상에도 큰 차이가 있었다. 앤트로픽 직원들은 2030년까지 AI가 현재 업무시간의 평균 75%에 해당하는 일을 수행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일반 직장인의 예상은 평균 28%였다.

자신의 업무 중 80% 이상을 AI가 맡을 수 있다고 답한 비율은 앤트로픽 직원의 절반을 넘었다. 반면 일반 직장인 가운데 그렇게 답한 비율은 5%에 그쳤다. AI를 개발하고 직접 활용하는 직원들이 일반 직장인보다 AI의 업무 수행 능력을 훨씬 높게 평가한 셈이다.

AI를 사용해 실제 업무 시간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에 관해서도 응답에 차이가 났다. AI가 적합한 업무를 맡았을 때 걸리는 시간이 기존의 4분의 1 이하로 줄어든다고 답한 비율은 앤트로픽 직원 59%, 직장에서 AI를 사용하는 미국인 26%였다. AI가 생성한 결과물을 확인하고 수정하는 시간도 계산에 포함됐다.

연구진은 이런 차이가 AI의 잠재력에 대한 이론적 견해보다는 실제 사용 경험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두 집단은 현재 AI의 능력에 대해서는 대체로 의견이 같았지만, 향후 발전 속도와 도입 규모, 시간 절약이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는 정도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전망을 내놨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직원들이 AI 개발 과정을 가까이에서 경험한다는 점을 인식 차이의 원인 중 하나로 들었다. 그러나 직종 차이만으로 격차가 설명되지는 않았다. 미국에서 컴퓨터·공학·과학 분야에 종사하며 업무에 AI를 정기적으로 사용하는 사람들도 2030년 AI가 자기 업무의 평균 40%를 수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앤트로픽 직원의 예상치인 75%와는 차이가 있었다.

고용시장 전망은 자기 업무가 어느 정도 자동화될 것으로 예상하는지와 밀접하게 맞물렸다. 미국 직장인 가운데 AI가 자신의 업무 절반 미만을 맡을 것으로 본 집단은 2030년 실업률을 평균 7~8%로 전망했다. AI가 업무의 80% 이상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한 집단의 실업률 전망은 평균 12.2%였다. 앤트로픽 직원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관계가 관찰됐다.

경제성장률 전망도 두 집단 사이에 차이가 났다. 연구진은 AI 성능과 도입 속도, 생산성 등에 관한 설문 응답을 경제모형에 입력했다. 그 결과 2030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추정치의 중앙값은 미국 일반인 기준 5.4%, 앤트로픽 직원 기준 17.1%였다. 이 수치는 응답자들이 직접 제시한 성장률 전망이 아니라, 각자의 AI 관련 예상에 근거해 모형이 계산한 결과다.

연구진은 두 집단 모두 AI가 일자리에 미칠 타격을 우려한다는 점은 같다고 분석했다. 다만 기술을 일상에서 얼마나 자주 접하고 활용하는지가 미래를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를 만드는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피터 맥크로리 앤트로픽 수석 경제학자는 연구를 공개한 이유를 설명하며 “앤트로픽이 일반 경제보다 약 1년 반 앞서 AI를 도입하고 있어, 자사에서 벌어지는 변화가 더 넓은 경제의 미래를 보여주는 선행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다만 AI 개발과 활용이 집중된 기업에서 일어난 변화가 모든 산업과 직종에서 같은 속도로 나타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실제 노동시장에서는 AI 도입에 따른 업무 변화와 고용 감소의 관계를 두고 아직 연구 결과가 엇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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