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픈AI가 신약 개발 과정을 관리하는 AI 스타트업 오케스트라 바이오(Orchestra Bio)를 인수했다. 생명과학 연구에 활용되는 AI 모델과 도구 ‘로잘린드(Rosalind)’에 오케스트라의 기술과 인력을 더해, 신약 개발 전반을 뒷받침할 AI 에이전트를 구축할 계획이다.
오픈AI는 20일(현지시간) 오케스트라 바이오 인수를 공식 발표했다. 인수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오케스트라는 바이오테크 기업들이 신약 개발 과정에서 마주하는 복잡한 업무와 일정을 관리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개발해 왔다. 2025년까지 앤드리슨 호로위츠, 아트리아, 8VC 등에서 2000만달러(약 260억원)를 투자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수는 오픈AI의 생명과학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다. 오케스트라의 전문 인력과 기술을 로잘린드에 통합해, 과학적 발견을 실제 치료제로 발전시키는 데 필요한 연구와 업무 조율을 지원할 방침이다.
신약 개발은 표적 발굴부터 규제 당국의 승인까지 이어지는 복잡한 과정으로, 미국에서는 평균 10~15년이 소요된다. 과학 연구뿐 아니라 임상시험과 제조, 일정 관리 등 여러 부서 및 외부 파트너가 함께하는 업무도 조정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서로 연동되지 않는 시스템을 쓰는 일이 잦아 정보 공유와 의사결정이 늦어질 수 있다.
오케스트라 플랫폼은 사람과 AI 에이전트가 함께 신약 개발 프로그램을 관리하도록 설계됐다. 연구진과 프로젝트 책임자는 에이전트에게 연구 진행 상황과 실험, 일정 추적을 맡기고 중요한 의사결정과 문제 해결에 집중할 수 있다.
가령 의약품 제조 중 문제가 한 번만 생겨도 임상시험 착수 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오케스트라의 AI 에이전트는 관련 활동과 일정을 살펴 대응 방안을 비교하고, 연구진이 후속 조치를 결정하도록 돕는다. 단순히 정보를 찾아주는 데 그치지 않고, 신약 개발 과정의 여러 업무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분석해 실행을 조율하는 방식이다.
오픈AI의 로잘린드는 생물학·화학 연구를 지원하는 AI 모델 ‘GPT-로잘린드’와 실험 계획 및 결과 분석을 돕는 ‘로잘린드 워크벤치’로 이뤄져 있다. 이번 인수로 과학적 질문에 답하고 실험을 설계하는 기능에 더해, 연구 결과를 실제 개발 단계로 이어주는 업무 관리 역량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제약업계와의 협력도 이미 진행되고 있다. 오픈AI는 노보 노디스크와 함께 연구개발 및 상업화 과정의 효율을 높이는 방안을 찾고 있으며, 모더나도 복잡한 데이터를 분석해 실험 업무에 연결하는 데 AI를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주요 AI 기업들은 산업별 전문 소프트웨어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오픈AI와 앤트로픽 등은 모델 제공을 넘어 제약·바이오 분야의 실제 업무에 적용할 도구와 에이전트를 개발하고 있다. 전문 스타트업에는 대형 AI 기업과의 경쟁이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오케스트라 바이오는 인수 이후 오픈AI 생명과학 사업에 기술과 인력을 합치는 길을 택했다.
오픈AI는 “AI가 과학자들의 발견을 돕는 데 그치지 않고, 유망한 치료제를 발전시키는 데 필요한 업무까지 지원해 신약이 환자에게 더 빨리 도달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