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로 만든 곡 ‘꿈꾸던 어른이 되었나요?’가 최근 멜론에서 3위, 유튜브 뮤직에서 2위를 차지했다. 어른이 된 뒤 마주한 현실과 고민을 노래해 공감을 얻은 이 곡은 멜로디와 목소리를 AI로 만들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주목받았다.
곡을 만든 글로리웨이브 팀(이용석·최성혁)에게 제작 계기와 AI 활용 방식, 남은 과제 등 곡에 얽힌 이야기를 들었다.
글로리웨이브는 황치열, 길구봉구 등과 작업하며 10년 넘게 활동해 온 베테랑 작곡팀이다. 최근에는 AI 음악 전용 프로젝트 ‘머무르’를 꾸려 여러 곡을 발표했다.
멜론 3위 오른 AI 노래…가사와 목소리에 쏠린 관심
지난 6월23일 발매된 ‘꿈꾸던 어른이 되었나요?’는 약 3개월 만에 차트 상위권에 진입했다. 10월2일 오전 8시 멜론 톱100에서 18위를 기록한 뒤, 13일 오후 6시에는 3위까지 올라섰다. 유튜브 뮤직에서도 2위를 차지해 여러 플랫폼에서 인기를 얻었다.
곡에는 어린 시절 꿈꿨던 어른의 모습과, 여전히 흔들리는 현실의 자신을 마주하는 이야기가 담겼다. 록 발라드풍 멜로디와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가사의 힘을 더했다.
유튜브에는 노래를 듣고 위로받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보컬이 AI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놀랐다는 댓글도 나왔다. 10월 중순 영상 조회수는 1000만회를 넘어섰으며, 현재는 1295만회에 달한다.
가사는 사람이…멜로디·편곡·보컬은 ‘수노’로
제작팀은 가사를 직접 쓴 다음 멜로디와 편곡, 보컬 작업에 음악 생성 AI ‘수노(SUNO)’를 이용했다. 이후 음악 제작 프로그램 ‘큐베이스’에서 소스를 추가하고 편집한 뒤, 믹싱과 마스터링을 거쳐 곡을 완성했다.
팀은 수노가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가능하게 하고 제작 시간을 단축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직접 써보니 수노가 완성도 측면에서 가장 만족스러웠다. 예전에는 편곡이나 가이드 보컬 녹음을 거쳐야 곡의 전체 그림을 판단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수노가 예상치 못한 멜로디와 편곡을 제안하고 다양한 장르와 보컬을 빠르게 시도하도록 도와 준다.”
세밀한 작업은 여전히 사람이 맡는다. 원하는 특정 부분만 수정하기 어려워 작업을 반복할 때도 있었고, AI 특유의 어색한 한국어 발음은 가사를 직접 고쳐가며 다듬었다고 한다. 이들은 “AI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기존 제작과 AI를 오가며 작업한다”고 말했다.
AI 표기·저작권·수익 배분…상생을 위한 과제
AI 음악이 활성화되려면 AI 표기와 저작권, 수익 배분 등 해결해야 할 문제도 남아 있다.
제작팀은 음원 소개에 수노로 보컬을 생성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AI를 활용한 음악에서는 사람이 창작한 부분과 AI가 만든 부분을 구분하는 일이 중요하다. 사람이 가사를 쓰고 AI로 멜로디와 보컬을 만든 이 곡의 경우, 창작자의 기여를 어떻게 확인하고 권리와 수익 정산에 반영할지가 과제로 남는다. 기존 음원을 허락 없이 학습에 사용하는 문제와 저품질·스팸성 음원이 대량으로 만들어지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글로리웨이브는 AI 활용이 보편화하는 만큼 이제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AI 사용 여부보다 실제 제작 과정에서 사람이 어떤 부분에 어떻게 기여했는지 구분해서 보는 기준이 필요하다”라며 “현장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합리적인 기준이 마련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글로리웨이브는 앞으로 실제 악기 연주와 사람 보컬을 AI에 더하는 등 활용 방식을 넓혀갈 계획이다.
곡 제목이 던진 질문에 대해서는 “우리도 아직 자신 있게 답하기 어렵다”며 “우리가 느낀 감정과 고민이 듣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닿고 공감대를 얻었으면 한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