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픈AI가 ‘코덱스’와 API 모델의 가격을 낮추고 무료 크레딧을 제공하며 앤트로픽 고객의 지출을 끌어오고 있다. 일부 기업에서는 두 회사 모델의 사용 비중이 뒤바뀌었다. 앤트로픽도 새 모델을 출시한 뒤 모델 중개 서비스에서 사용량 1위를 되찾아, 가격과 성능을 둘러싼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디 인포메이션은 24일(현지시간) 오픈AI가 기업 고객에게 모델 가격을 20~30% 할인하고, 일부 기업에는 40% 할인까지 제안해 앤트로픽 고객을 확보하려 한다고 보도했다. 무료 사용 크레딧과 기술 지원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인사관리 소프트웨어 기업 리플링(Rippling)은 가격 경쟁이 고객의 선택을 바꾼 사례다. 지난 5월 리플링 엔지니어들의 코딩 작업 중 앤트로픽 모델이 처리한 비중은 57%, 오픈AI 모델은 16%였다. 지금은 오픈AI가 52%, 앤트로픽이 18%로 순위가 역전됐다.
리플링의 파커 콘래드 CEO는 비용을 아끼기 위해 더 저렴한 오픈AI 모델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그는 여름 동안 비용에 민감한 기업들이 앤트로픽에 쓰던 돈을 줄이고 다른 도구로 옮기려 했다고도 전했다.
AI 코딩 플랫폼 레플릿(Replit) 역시 최근 몇 달 사이 AI 지출의 대부분을 앤트로픽에서 오픈AI로 옮겼다. 관계자에 따르면 오픈AI는 연간 1억달러가 넘는 계약에 모델 가격을 30% 이상 할인하는 조건을 포함했다. 레플릿은 오픈AI로 전환했다고 공개했지만, 계약 규모와 할인율은 밝히지 않았다.
레플릿은 처음에는 앤트로픽과 거래를 계속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기존 할인을 연장하려면 지출 약정을 늘려야 한다는 앤트로픽의 요구에 따라 오픈AI를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델을 바꾸기 위해 코드를 수정하는 데는 몇 시간, 제품에 변경 사항을 반영하는 데는 며칠이 걸렸다.
고객이 공급업체를 바꾸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지 않는다는 점은 할인 공세에 힘을 보탠다. 동시에 새 모델의 성능이 더 뛰어나면 고객이 다시 이동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모델 중개 서비스 오픈라우터(OpenRouter)에서는 이미 순위가 다시 뒤집혔다. 오픈AI는 약 한 달 전 앤트로픽을 앞질러 이 서비스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모델 제공업체가 됐다. 하지만 앤트로픽이 지난달 말 ‘클로드 오퍼스 5.5’를 출시한 뒤 선두를 되찾았다.
오픈라우터 집계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앤트로픽 모델의 사용량은 오픈AI 모델의 약 두 배였다. 이 수치는 오픈라우터 이용자의 사용량을 집계한 것으로, 기업용 AI 시장 전체의 점유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다만 신모델 출시가 이용자의 선택을 빠르게 바꿀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오픈AI의 추가 할인 제안도 계속되고 있다. 직원 약 200명을 둔 교육 기업 데이터캠프(DataCamp)의 조너선 코르넬리센 CEO는 내부 제품 개발에 쓰는 모델에 40% 할인을 제안받았다고 밝혔다. 클로드 코드나 오픈코드(OpenCode) 같은 경쟁 도구 대신 코덱스를 사용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데이터캠프는 제안을 검토하면서 고객에게 판매하는 애플리케이션에 사용하는 오픈AI 모델에도 같은 할인율을 적용하는 방안을 협상하고 있다. 코르넬리센 CEO는 모델의 기본 가격 차이와 할인 등을 고려하면 전체 비용을 80~90%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수치는 할인율 자체가 아니라 모델 전환으로 예상되는 비용 절감 폭이다.
두 회사의 가격 정책은 서로 다르다. 앤트로픽은 대형 고객에게 할인을 제공해도 계약상 사용량 한도에 도달하면 할인을 중단해 왔다. 오픈AI는 이런 고객에게 할인과 크레딧을 내걸어 지출을 자사 쪽으로 옮기도록 유도하고 있다.
할인 경쟁에는 비용 부담도 뒤따른다. 디 인포메이션은 앤트로픽이 오픈AI보다 높은 수익성을 유지해 왔다고 전하며, 오픈AI의 가격 인하가 고객 확보에 도움이 되더라도 이미 큰 컴퓨팅 비용 부담을 더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 고객의 선택은 가격과 성능에 따라 계속 바뀌고 있다. 리플링과 레플릿에서는 오픈AI의 가격 경쟁력이 지출 이동을 이끌었고, 오픈라우터에서는 앤트로픽의 신모델 출시 뒤 사용량 순위가 다시 역전됐다. 고객이 모델 제공업체를 비교적 쉽게 바꿀 수 있는 만큼 할인 조건과 신모델 성능을 둘러싼 경쟁은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