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7일 코스피가 급반등했지만, 반도체 주식을 서둘러 사도 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외국인 매수와 인공지능(AI) 기업의 실적 소식이 투자심리를 끌어올렸지만, 거래대금과 시장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부담으로 남았다. 반등의 의미와 확인해야 할 조건을 함께 살펴본다.
코스피 급반등, 외국인 매수와 AI 실적 기대가 이끌었다
코스피는 장 초반 189포인트 상승 출발했고, 장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강세를 보였다. 외국인은 현물과 선물을 함께 매수했으며, 반도체·IT 하드웨어와 전력기기, 일부 방산 종목에도 매수세가 유입됐다. 코스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가 나타났다.
시장 분위기를 바꾼 재료 가운데 하나는 앤스로픽의 상장 준비 소식이었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회사의 상반기 매출은 162억 9,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약 14배 늘었고, 2분기 조정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했다. 컴퓨팅 비용이 크게 증가했는데도 매출과 수익성이 함께 개선됐다는 점이 주목받았다. AI 투자가 비용만 키운다는 우려에 맞서, 사업성과 투자수익률(ROI)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 것이다.
한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1% 성장했다는 소식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반도체 수출이 호조를 보였지만 민간 소비 감소는 함께 살펴야 할 대목이다. AI 관련 실적 기대가 국내 반도체주로 이어졌더라도, 시장 전체의 회복을 단정하기에는 변수가 남아 있다.
반등은 바닥 확인의 단서일 뿐, 추격 매수는 경계해야 한다
반등이 나왔다고 곧바로 추세가 돌아섰다고 보기는 어렵다. 김민수 대표는 바닥을 확인하며 돌아서는 과정일 수 있지만, 강한 V자 반등보다는 시간이 걸리는 원형 바닥형 흐름에 가깝다고 진단했다. 특히 상승한 날 뒤따라 매수하면 단기 저항 구간에서 물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가 제시한 관찰 기준은 지수의 안착 여부다. 코스피가 5,550선 부근의 박스권을 벗어나 5,750선을 안착해 돌파하는지, 이후 6,000선 진입을 시도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하루의 상승률보다 지지와 저항 구간에서 가격이 어떻게 움직이는지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수급도 한 방향으로만 읽어서는 안 된다. 외국인의 현물 매수와 선물 매수가 반등을 뒷받침했지만, 장중 주식선물 매도 움직임도 관찰됐다. 현물 매수만으로 외국인의 확신이 완전히 돌아왔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낮은 거래대금과 매물 부담, 회복 속도를 늦출 수 있다
황유현 팀장은 양 시장 거래대금이 17조 원에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고 짚었다. 거래가 줄고 호가가 얇아지면 비교적 적은 매도에도 주가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반등의 강도를 판단할 때 지수 상승률과 함께 거래대금이 회복되는지도 볼 필요가 있다.
또 급락 뒤에는 위쪽에 쌓인 매물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박현상 이사는 최근 하락 폭이 컸던 만큼 하루의 상승만으로 투자자들이 손실 구간을 벗어나기 어렵고, 향후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중간선거와 금리 결정, 중동 정세처럼 결과를 단정하기 어려운 변수들이 남아 있어 V자 회복을 기대하기보다 횡보하며 에너지를 모으는 흐름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반도체 저평가 논리와 단기 변동성을 나눠 봐야 한다
NH투자증권 소진웅 과장은 AI 관련 기업의 실적과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최근 증시 조정에는 금리와 물가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밸류에이션은 기업의 이익이나 자산에 비해 주가가 어느 수준인지 나타내는 지표다. 그는 반도체를 제외한 코스피의 밸류에이션이 과거 하단 수준까지 내려왔고, 메모리 기업의 향후 수익성에 대한 의심이 주가에 과도하게 반영됐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만 저평가가 곧바로 단기 반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실적이 뒷받침되는 기업은 시간이 지나며 주가를 회복할 수 있지만, 단기 흐름은 수급과 시장의 기대 변화에도 영향을 받는다. 투자 판단에서는 ‘싸다’는 평가와 ‘추세가 돌아섰다’는 신호를 구분하는 것이 실무적인 기준이다.
결론
코스피 반등은 외국인 매수와 AI 기업의 실적 기대가 맞물린 결과지만, 바닥을 확정하는 신호로 보기에는 이르다. 독자는 다음 기준을 점검할 수 있다.
- 코스피가 5,750선 부근을 안착해 돌파하는지 확인한다.
- 외국인 현물·선물 수급과 거래대금이 함께 개선되는지 살핀다.
- 급등한 날의 추격 매수보다 보유 종목의 실적과 감내할 수 있는 위험을 먼저 점검한다.
- #삼성전자
- #SK하이닉스
- #코스피
- #앤스로픽
- #AI반도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