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급등, 외국인 매수가 바닥 신호일까
10월 28일 코스피는 장 초반 5,763포인트로 출발했고, 장중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매수에 나선 가운데 개인은 약 2조3천억 원을 순매도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외국인은 현물과 선물에서도 매수세를 보였고, 연기금도 매수에 참여했다는 집계가 제시됐다.
이날 상승을 단순히 실적 호재 하나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반도체 기업의 실적과 가이던스, AI 기업의 자금 조달 소식, 기술주 공매도 청산 가능성이 한꺼번에 투자 심리를 끌어올렸다. 공매도 청산은 주가 하락을 예상해 빌려 판 주식을 되사는 과정이다. 하락 베팅이 되돌려질 때 매수세가 빠르게 커질 수 있지만, 이것만으로 추세 전환을 확정할 수는 없다.
한 투자 전문가는 이번 상승을 하방 베팅 물량의 청산과 연결해 해석하면서, 이후 매집이 이어지지 않으면 급반등 대신 기간 조정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다른 시장 분석에서도 단기 급등 뒤 눌림 가능성과 약세 추세가 남아 있다는 점이 함께 언급됐다. 하루의 수급 변화와 추세 전환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앤트로픽 자금 조달이 AI 거품 우려를 누그러뜨린 이유
AI 관련 투자 심리를 돌린 재료 중 하나는 앤트로픽의 대규모 자금 조달 소식이다. 브로드컴 최고경영자는 은행권과 협상을 거쳐 앤트로픽이 630억 달러를 조달했다고 밝혔다. 메타의 자금 조달에도 높은 수요가 몰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AI 인프라에 돈이 계속 유입될 수 있다는 기대는 반도체주에 힘을 보탰다.
다만 조달 규모만으로 AI 사업의 수익성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협상이 두 달가량 이어졌고, 막판에 금리를 높여 자금을 확보했다는 설명도 나왔다.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는 것은 긍정적 신호일 수 있지만, 자금 조달 조건이 까다로웠다는 점은 부담으로 남는다.
앤트로픽의 실적에 대해서는 컴퓨팅 비용 대비 매출이 약 2.07배라는 수치가 제시됐다. 이는 컴퓨팅 지출 1달러당 매출이 약 2.07달러라는 뜻이다. 이 수치가 계속 유지되는지, 늘어나는 인프라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가 향후 투자 판단의 핵심이다. AI 투자에서는 조달액이나 기업 가치만 볼 것이 아니라 컴퓨팅 비용이 실제 매출로 얼마나 이어지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SK하이닉스 실적과 메모리 수요, 핵심은 공급 여력
SK하이닉스 실적 발표에서 시장이 주목한 대목은 실적 숫자뿐 아니라 공급과 수요에 관한 설명이었다. 고객사들이 기존 계약보다 더 많은 물량을 요구하고 있으며, HBM 수요도 현재 공급으로 맞추기 어렵다는 취지의 언급이 나왔다. HBM은 고대역폭 메모리로, AI 연산에 쓰이는 메모리다. 수요가 공급 능력을 웃도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실적 기대를 뒷받침할 수 있다.
한 증권사 전문가는 고객사의 추가 수요와 공급 제약에 관한 구체적인 설명을 근거로, 메모리 시장이 단순한 가격 회복을 넘어 물량 확대 국면에 가까워질 가능성을 진단했다. 다만 메모리는 본래 경기와 재고에 따라 오르내리는 사이클 산업이다. 한 투자 전문가는 과거 사이클의 평가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기보다 이번 사이클에서 제품 구성과 수요의 차이를 살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메모리주를 무기한 보유하는 방식은 경계했다.
중국 빅테크 기업들이 삼성전자 D램 확보전에 나섰다는 보도도 공급 상황을 보여주는 사례로 거론됐다. 알리바바·텐센트·바이두가 메모리를 찾는 배경에는 중국 업체의 기술과 수율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다만 이는 업계 분석이며, 장기 계약이나 가격 상승이 확정됐다는 뜻은 아니다. 투자자는 수요 전망과 함께 실제 계약, 생산 능력, 재고 변화를 확인해야 한다.
삼성전자 주주환원 기대와 남은 변수
삼성전자에는 실적 발표를 앞두고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기대가 주가 재료로 작용했다. 시장에서는 현금 배당 약 30조 원, 자사주 매입과 소각 약 20조 원을 합해 총 50조 원 수준의 주주환원 가능성을 예상했다. 이는 전망으로 제시된 수치이며 확정된 결정으로 단정할 수 없다. 우선주가 보통주보다 강세를 보인 배경에도 배당과 자사주 정책에 대한 기대가 거론됐다.
외부 변수도 남아 있다. 중동 정세와 이란의 종전 조건을 둘러싼 불확실성, 국제유가, 원화 강세가 시장과 기업 실적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원화 강세는 수출기업의 환산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고, LG이노텍과 한화오션의 실적 우려에도 환율 문제가 언급됐다. 코스피 반등을 판단할 때 반도체만 보지 말고 환율과 지정학적 상황도 함께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결론
10월 28일 급등은 반도체 실적 기대, AI 자금 조달, 공매도 청산 가능성이 겹친 결과로 볼 수 있다. 외국인 매수와 개인 매도는 수급 개선의 단서지만, 하루의 변화만으로 바닥을 확인했다고 결론 내리기는 이르다.
-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발표에서 실적뿐 아니라 수요 전망, 공급 능력, 주주환원 확정 내용을 확인한다.
- AI 기업은 조달 규모와 함께 조달 조건, 컴퓨팅 비용 대비 매출 흐름을 살펴본다.
- 급등 뒤에는 외국인 현물·선물 매수와 환율, 유가가 이어지는지 확인해 추세 판단을 서두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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