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 창립자는 제미나이 모델이 후속 모델 개발에 참여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며, 구글이 ‘재귀적 자기개선(RSI)’ 단계에 진입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내부 개발 속도가 빨라져 새 모델 소개 영상이 공개될 때쯤이면 이미 후속 모델을 몇 개 더 개발해 놓은 상태일 것이라고도 말했다.
브린 창립자는 14일(현지시간) 공개된 신형 모델 ‘제미나이 4 아르곤’의 개발 과정을 다룬 좌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아르곤에 앞서 ‘제미나이 플래시’ 모델이 잇따라 출시된 점을 언급하며, 기존 모델을 후속 모델 개발에 활용하는 순환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이제 우리 연구원들과 모델이 함께 다음 버전의 모델을 만들고 있다”며, 이를 “재귀적 자기개선(RSI)의 궤도에 올라타기 시작한 것”이라고 표현했다.
RSI는 AI를 활용해 더 뛰어난 모델을 만들고, 그 모델을 다시 다음 모델 개발에 투입해 개발 속도와 성능 향상을 가속하는 과정을 말한다.
AI가 모델 개발에 참여하는 구체적인 사례도 소개됐다. 참석자들은 대규모 학습 작업을 모니터링하고 설정 오류와 버그를 찾거나, 데이터 중복 여부를 확인하는 데 AI 에이전트를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브린은 내부 모델 개발 속도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이 영상이 공개될 무렵이면 내부 개발은 아르곤보다 몇 단계 더 앞서 있을 것”이라며 개발 주기가 급속히 빨라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구글이 공개한 아르곤 안전 보고서에도 AI 연구·개발 과정의 일부를 자동화하고 있다는 설명이 담겼다. AI 에이전트가 실제 서비스에 쓰이는 코드와 버그 수정의 대부분을 작성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다만 코드 변경 사항은 반영하기 전에 사람이 검토한다고 명시했다.
브린은 최근 제미나이 개발에 대한 관여를 확대하면서 RSI에 집중하라고 주문해 왔다. 지난달에는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사무실의 작은 주방 공간을 업무 거점으로 삼아 핵심 개발진과 함께 일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공식적인 경영 직함은 없지만, 공동 창립자로서 필요한 자원을 확보하고 의사결정을 앞당기는 역할을 맡고 있다는 내용이다.
그는 AGI 경쟁에서도 구글이 앞서야 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 왔다. 지난해 5월 ‘구글 I/O 2025’ 대담에서는 “제미나이가 최초의 AGI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같은 해 2월에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AGI 경쟁에서 승리해야 한다며 주 60시간 근무를 권하기도 했다.
이번 발언은 AGI와 RSI 개발을 독려해 온 브린이 모델의 실제 개발 참여와 내부 개발 속도의 변화를 직접 설명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다만 그가 든 사례는 연구원과 AI가 함께 후속 모델을 만드는 방식이다. 개발 전 과정이 사람의 개입 없이 진행된다는 뜻은 아니다.
한편 좌담회에서는 아르곤의 글쓰기 품질을 높인 방법도 공개됐다. 조시 우드워드 구글 부사장은 전문 작가들이 모델의 답변을 직접 고쳐 쓰고, 이를 학습용 기준 자료로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상투적인 표현이나 불필요한 목록 나열처럼 AI 특유의 문체를 줄이는 데 집중했다는 것이다.
긴 추론 기능을 지원하는 이유도 설명됐다. 참석자들은 어려운 수학·과학 연구 문제를 풀 때 모델이 충분히 추론할 수 있도록 토큰 한도를 늘렸다고 밝혔다. 답변을 단순히 길게 쓰려는 기능이 아니라, 복잡한 문제를 생각하는 중에 한도에 도달해 추론이 중단되는 일을 줄이기 위한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