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사무실에 몰래 녹음 장치를 설치한 혐의로 체포된 전 직원이 미국 수사당국을 피해 달아나려 한 것이 아니라며 보석을 신청했다. 사우디아라비아행 편도 항공권은 평소 여행 방식에 따라 구입했으며, 수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계획한 일정이었다는 주장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압둘라흐만 알포잔의 변호인단은 17일(현지시간) 법원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석방을 요청하면서, 항공권 구입은 도주 계획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먼저 편도 항공권을 산 뒤 귀국편을 예약하는 것이 수년간 이어 온 여행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기술 업계에서 일하면서 갑작스러운 회의나 프로젝트 때문에 여행 일정을 자주 변경해야 했다”며 “왕복 항공권을 예약한 뒤 변경 수수료를 내는 것보다 편도 항공권을 따로 구매하는 편이 저렴했고, 예정일보다 일찍 돌아와야 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알포잔은 지난 9일 체포됐고, 같은 날 해고됐다. 체포에 앞서 오픈AI 직원들은 경영진 회의실 TV 뒤에 숨겨진 녹음 장치를 발견했다.

검찰은 체포 하루 전 법원에 낸 서류에서 알포잔이 아내와 다른 가족을 동반해 샌프란시스코에서 이스탄불을 경유해 사우디아라비아로 가는 편도 항공권을 예약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체포영장과 관련 문서를 비공개로 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당시 “피고인은 미국을 떠날 수단을 갖고 있으며, 체포 전에 사건을 알게 된다면 도주할 유인이 생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항공권 구입 시점부터 검찰의 주장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항공권은 9월13일에 구입됐으며, 이는 오픈AI가 녹음 장치를 발견하기 17일 전이고 체포되기 26일 전이다. 당시에는 수사 사실을 알고 도주를 계획할 상황이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10월12일로 잡혔던 출국 일정은 아내의 체류 문제 때문이라고 변호인단은 밝혔다. 아내의 취업 허가가 종료되면 이민 규정에 따라 미국에 계속 머물기 어려워 해당 날짜에 출국할 예정이었다는 것이다.

미국에 오랜 기간 정착해 살아온 점도 석방 요청의 근거로 들었다. 알포잔은 15년 전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에 입학하려고 미국에 왔다. 이후 메타에서 약 6년간 일했고,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의 스타트업을 거쳐 2025년 오픈AI에 합류했다.

법원에 제출된 서류에 따르면 알포잔은 2020년부터 미국 영주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5년간 사우디아라비아를 20여차례 오갔다. 미국 시민권 취득도 앞두고 있다. 변호인단은 그에게 미국 시민권자인 어린 아들이 있고, 10월19일부터 육아휴직을 시작할 예정이었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총영사관은 법원의 허가 없이 해외로 출국하지 않는 등 엄격한 조건을 전제로, 알포잔이 미국 내에서 보호관찰을 받으며 석방되는 방안을 지원하기로 했다. 변호인단에 따르면 의사와 엔지니어, 스타트업 창업자, 오랜 친구 등 54명도 석방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알포잔의 구금 여부를 결정하는 심리는 10월19일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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